조기 졸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곳은 지난 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조선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8월말까지 조기 졸업시킨다는 방침 아래 막바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에만 1조1천여억원의 채무를 자본금으로 전환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5백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올 1분기엔 1천억원의 경상이익으로 5백억원의 채무를 기한 전에 갚았다. 산업은행 최익종 팀장은 "경영 상태가 정상 기업보다 낫다"며 "8월말까지 조기 졸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측도 대외신인도를 고려,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희망하고 있다. 벽산건설과 삼표산업 등은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2002년 말까지 워크아웃 일정이 잡혀 있다. 한빛은행은 "벽산건설은 지난해 4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실적이 호전됐다"면서도 "워크아웃 일정 종료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삼표산업 역시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삼표산업은 지난해 49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에 성공한 회사"라며 "경영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워크아웃 기업"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조기 졸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데는 몇가지 걸림돌이 있다. 외은 관계자는 "워크아웃 종료 후 제2금융권 등에서 당장 여신을 회수하면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에서도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신인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금리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은 약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조기졸업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실행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