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일밤 4년만에 최악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18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2일 오전 8시30분 국방부 청사에서 아리엘 샤론 총리 주재로 긴급안보각료회의에 들어갔으며 10시에 확대 안보각료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이번 테러사건을 비난하고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했으나 이스라엘내에서는 강력한 보복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 각료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미첼보고서를 토대로 이-팔 양측의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대화를 통한 분쟁해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자살폭탄 테러범은 텔아비브의 해변가에 있는 파샤 나이트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던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제까지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6구에 불과하지만 희생자들은 대부분 17-19세의 청소년들이며 부상자중 3명은 중태라고 병원 소식통들이 말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구급차 30여대가 급파돼 부상자들을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며 경찰은 또다른 폭발물이 있는지 여부를 수색하기 위해 인근지역을 차단했다. 사고가 난 곳은 커피숍과 레스토랑, 바, 호텔들이 밀집된 지역으로 안식일 휴가를 즐기기 위해 나온 이스라엘 남녀 젊은이들도 북적댔다. 폭탄 사고로 나이트클럽주차장에 주차된 각종 차량 10여대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자체 곳곳에 사상자들의 피가 얼룩지는 등 아수라장을 이뤘다. 다비드 클라우스너 텔아비브 경찰청 차장은 "테러범은 디스코텍 입구 바깥에서범행을 저질렀으며 당시 많은 이가 밀집해 있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한 젊은여성이 내 눈 앞에서 갈기갈기 찢겨지는 것을 봤다. 그녀는 죽었다"고 울부짖었다. 이스라엘군은 사고 직후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대한 봉쇄를 강화하고 이스라엘내에 있는 모든 팔레스타인은 즉각 자치지구로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인근바트 얌에서는 성난 이스라엘 군중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반 아랍시위에 나섰다고 이스라엘 TV방송이 보도했다. 자살 폭탄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슬람 무장저항단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모두 이번 사건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팔레스타인은 누구든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이 공격을 옹호했다.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야세르 아라 파트 수반이 이번 테러사건에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지하드의 지도자인 압둘라 알 사미는 앞서 가자시티의 한 집회에서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에 반드시 보복할 것이며 이스라엘 도시에 침투, 최소한 10차례의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샤론 총리는 아무리 탱크 헬기 전투기를 동원하더라도 이스라엘인들의안전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투쟁은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날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