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강한 매도공세로 이달 저점을 새로 확인한 환율이 1,287원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적인 추세가 일단 깨졌으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초반 급락세가 진정되고 거래자들간 물량 주고받기식으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주이상을 견고하게 이어오던 1,290∼1,310원의 박스권 범위를 탈피해 1,280원대를 경험하고 있으나 일방적인 달러매도(숏)플레이에 나서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환율은 오전 11시 14분 현재 전날보다 8.80원 낮은 1,287.7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초 전날 달러/엔이 닛케이지수를 따라 소폭 오름세를 보이자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갔던 일부 은행권에서 달러/엔 하락에 따라 달러매도에 나선데다 외국인 주식순매수분과 역외매도세가 합세해 낙폭이 컸으나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달러/엔 환율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장에서 122.82엔으로 마감한 바 있는 달러/엔은 도쿄장에서 내림세를 이어 현재 122.20∼122.30엔대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유로화가 뉴욕장에서 달러에 대해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86.35센트로 마감한 데 이어 도쿄장에서도 달러화에 엔화에 대해 여전히 약세다. 유로/엔은 106엔 아래로 밀려 내려갔으며 유로/달러도 86센트선에서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초반부터 매도세가 다소 강하다. 이 시간 현재 거래소에서는 초반 매도세에서 3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코스닥시장에서 8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시장에는 21일이후의 외국인 주식매수대금이 조금 공급됐으며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빠지면서 개장초 급하게 아래쪽으로 내려섰으나 추가하락은 약간 부담이 있어 이후 움직임은 정체된 느낌이다"며 "1,287∼1,288.50원 범위에서 한동안 방향을 모색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 딜러는 "장기적 추세가 깨졌으나 한 1∼2주 넓게 본다는 생각으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1,285원이 단기적으로 지지선 역할을 하고 아래쪽으로 더 내려가도 1,280원은 앞서의 1,290원보다 더 강하게 지지되고 있어 현 수준에서 한동안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거래범위는 1,285∼1,293원 수준이며 달러/엔 움직임에 따라 등락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보다 5원이 빠진 1,291.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내림세가 가속화되며 2주동안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290원을 깨고 1,286.60원까지 저점을 확대했다. 지난 4일 기록한 1,287원이 이달 저점이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