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핵심인력 이탈 사태는 우수인력에 대한 임금 급등과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기업 핵심인력의 유출과 대책''보고서에서 심각한 인력 유출 현상을 열거하면서 국내 기업의 미숙한 인재 관리를 핵심인력 유출의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외자계 기업들은 성과주의 보상,선진형 근무조건 등을 내세워 우수인력 유치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은 근로자 개인의 욕구는 무시한 채 일원적으로 인력관리를 하고 있어 인력유치 경쟁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정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핵심인력이 외자계 기업으로 전직하는 것은 그동안 축적한 기술·시장 노하우가 빠져나가 결국 국내 기업이 외자계 기업의 인력공급원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개인별 맞춤형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핵심인력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요약.

◇파장은=컨설팅회사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자료에 따르면 핵심인력이 빠져나갔을 때 대체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기존 인력에 보상했던 비용의 4배에 달한다.

사업중단으로 인한 손실,지적자산 유출,기업 이미지 실추 등 막대한 유·무형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쟁기업들이 서로 높은 보수를 제시하며 핵심인력 유치에 나서 임금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단 핵심인력군에 들어가면 전문가로서의 명성과 고소득이 보장된다.

반면 평균적인 일반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위험으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사관리시스템 정비해야=개별 근로자의 욕구·취향에 맞는 보상(미끼)을 제시해 필요한 인력만 선발하는 ''낚시형'' 채용방식이나 잠재력이 인정되는 인력을 조기발굴·사전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뽑는 ''추적형'' 채용방식을 실시해야 한다.

다단계에 걸친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하려는 인력의 역량평가는 물론 기업 문화와 개인의 가치관이 부합하는 지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초고속 승진경로나 파격적인 보상체계 등도 마련해야 한다.

핵심인력을 유형별·성장단계별로 구분해 차별화된 인재 육성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우수 인력의 학습·도전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