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가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공조체제를 갖추고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 경제단체는 작년 하반기 이후 지금까지 회장단 및 부회장단 중심으로 10여차례나 회동,△여성고용관련법 입법추진 중단 △노동관계법 개정중단 △소액주주운동 자제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공동 발표했다.

특히 전경련은 10일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월례 회장단 회의 및 만찬모임 때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및 지주회사 설립요건 완화 등 기업활력 제고방안과 e코리아 추진계획 등을 논의한 뒤 다른 경제단체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작년 5월 박용성 회장이 취임한 뒤 ''상의가 맏형 경제단체''라고 주창하면서 빚어졌던 전경련과의 서먹서먹한 관계를 풀기 위해 전경련 등의 의견을 취합,이달 말 규제개혁안을 마련해 재정경제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의 선임을 의결한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주주총회를 앞둔 지난 3월 초 경제 5단체 회동을 전격 제의,시민단체에 대해 소액주주운동 자제를 강력 촉구하기도 했다.

노사문제를 전담하는 경총의 조남홍 부회장은 경제 5단체 부회장단 핫라인을 가동,지난달 17일 모임을 갖고 정치권에 여성고용관련 법안의 입법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해 모성보호강화 법안의 사실상 2년 유예방침을 이끌어냈다.

정부와 재계를 잇는 마당발로 통하는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은 이달 말 경제 5단체장과 경제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IT인력 양성방안''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그는 작년 말에도 경제 5단체장들이 모인 가운데 김 대통령에게 산업·수출 경쟁력 강화방안을 보고했었다.

경제 5단체는 지난 2월 민·관 합동경제설명회 때는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의(AMCHAM) 회장을 초청,강연을 개최하는 등 외국 경제단체와의 연대로까지 공조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작년 9월 14개 주한 외국상의와 함께 주한상의협의회(KIBC)를 구성한 대한상의의 김효성 부회장은 "이 단체와 공동으로 9일 힐튼호텔에서 국내외 기업인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 이기호 경제수석을 초청해 오찬강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환위기 이후 소원했던 경제 5단체의 공조체제 재구축은 재계로부터 지지를 얻어내고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경제계는 보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