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테펀 킹(Stephen King)이 자신의 신작 소설인 "Riding the Bullet"을 e북(전자책)으로 인터넷을 통해 발표했다.

이 소설은 발표 하루 만에 40만권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e북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e북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리서치회사인 포레스터는 오는 2005년에는 e북 관련 매출이 전세계적으로 7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e북이란 무엇일까.

또 왜 이렁게 인기를 끄는 것일까.

e북의 장단점과 국내외 동향 등을 살펴본다.

<> e북(Book)의 정의와 장단점 =eBooK은 "Electronic book"의 줄임말이다.

다운로드받거나 CD롬 혹은 롬팩(ROM-pack) 형태의 e북 파일을 단말장비나 컴퓨터를 통해 읽는 것을 말한다.

단말장비나 e북파일만을 각각 e북으로 정의내리는 경우도 있다.

e북의 장점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종이 책을 제작하는 비용은 물론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유통 비용을 줄여준다(경제성).

전용 단말기 등에 수십권의 책을 한꺼번에 다운로드받아 갖고 다닐 수 있다(휴대성).

책 글자의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고 내용도 쉽게 검색할 수 있다(편의성).

단순히 글을 읽는 차원을 넘어 보고 들을 수 있다.

가령 베토벤의 전기를 읽으면서 그의 관련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멀티미디어성).

종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삼림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환경친화성).

단점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e북은 해킹당할 위험이 있다.

스테펀 킹의 소설도 판매 다음날 해킹을 당했다(저작권 보호가 힘듬).

전세계적으로 XML과 PDF 포맷이 표준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업체마다 독자적인 규격을 사용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음).

여러 보조 솔루션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종이책보다는 잘 읽혀지지 않는다(가독성이 떨어진다).

국내 시판되는 e북 단말기는 30만원 정도며 미국에서도 2백50달러 전후에 팔리고 있다.

제품 사양에 비해 비싼 편이다.

단순히 e북이 종이책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단말기 가격이 비싸다).

<> e북의 국내외 동향 =미국에선 정부기관인 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지원아래 e북 관련 회사들을 중심으로 "오픈 e북 포럼"을 결성했다.

이 포럼은 e북 표준과 업체간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활발한 실험들이 이뤄지고 있다.

텍사스 주립대학 도서관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도서대출률을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인터넷을 통한 도서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학생들의 폭발적인 서비스를 얻어 e도서관(eLibrary)로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커먼웰스 대학 사회학과에서는 현재 모든 수업을 1백% 온라인 교재로 진행하고 있다.

텍사스주 교육위원회는 주내에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모든 교과서를 e북으로 바꾸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에선 지난해 9월 8개의 대형 출판사들이 e북 판매사이트인 "전자문고 파브리"를 공동을 개설했다.

판매하고 있는 e북의 90% 이상을 이미 절판돼 구할 수 없는 책들로 구성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1999년말부터 e북 시범 사업을 수행해 롬팩을 장착하는 형태의 단말기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한국전자책컨소시엄(EBK)이 정식 출범했으며 최근 표준 포맷으로 XML을 선정했다.

그러나 e북 시장의 활성화가 늦어지면서 e북 관련 벤처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e북 산업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과제 =e북 솔루션 및 단말기 개발업체들은 우선 e북으로부터 물리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종이책에 뒤지지 않는 해상도와 종이책과 유사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를 선보여야 한다.

멀티미디어 저작 솔루션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텍스트와 그림, 음악, 동영상 등을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성공의 관건이다.

또 현재 시장성이 큰 인스턴트 북 솔루션부터 먼저 개발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한편 출판사 및 e북 서비스 업체들은 우선 서로간의 광범위한 제휴를 통해 문화사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e북은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서는 문화 인프라적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에게 만지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온라인 다운로드보다는 CD롬이나 롬팩 형태의 e북 추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멀티미디어를 본격 구현하기 위해 영화산업과 영화제작 시스템을 벤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