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하루종일 지속되며 차익매도를 일으켰다.

시장관계자들은 국내외 경기가 둔화상태이고 특별한 시장 모멘텀이 없어 당분간 외부변수와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다소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차익잔고가 누적된 가운데 현선물 가격차이인 시장베이시스 콘탱고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한편 콘탱고 확대를 경험한 탓에 매도와 매수 모두 적극적인 공세를 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0.60포인트, 0.84% 떨어진 70.70에 마감했다.

미국 나스닥 반등 소식에 71.50의 상승세로 출발한 뒤 곧바로 71.75까지 올랐으나 개장 직후부터 시작된 외국인 전매와 신규매도 확대에 휘둘리며 약세로 반전, 장중 70.30까지 떨어지며 일중 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물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 순매수가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내자 낙폭이 축소되며 오후 들어 약보합권까지 접근했으나 외인의 선물 매도가 그치지 않자 70.40∼70.50대에서 등락하다 막판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70.70에서 마쳤다.

코스피200지수는 프로그램 매도에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묶이면서 전날보다 0.64포인트 떨어진 70.37로 마감했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간헐적으로 백워데이션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체로 0.05∼0.2대의 콘탱고를 유지하다 막판 저가매수의 힘에 의해 0.33으로 콘탱고가 확대됐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657억원, 비차익 723억원 등 모두 1,380억원이 출회됐다. 매수는 오후에 콘탱고 회복 뒤 증가하기 시작해 차익 216억원, 비차익 341억원 등 557억원이 유입됐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은 전매도 3,574계약, 신규매도 5,368계약 등 모두 8,9424계약을 매도, 3,733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도 409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매도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에 열중했던 투신은 2,129계약을 순매수했고, 증권은 266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날 선물과 현물시장은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도→시장베이시스 축소→프로그램 매도→종합지수 하락으로 연계돼 전날 외국인 선물 대량 매수→시장베이시스 확대→프로그램 매수→종합지수 상승의 패턴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시장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미국의 경기둔화가 상반기 중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미국 나스닥지수가 2,000선지지 여부를 탐색하는 수준이고 국내에서도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어서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장의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외국인의 대량 매수 이후 외국인 매매가 주춤하고, 최근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4,000억원 이상으로 올들어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현선물 가격간 차이인 시장베이시스 변동성이 최대 관심사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시장베이시스는 4월들어 꾸준히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플러스의 콘탱고 상황을 지속하고 있어 중기적으로 지수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시장의 상승마인드를 채워줄 뚜렷한 재료나 모멘텀이 적은 상황에서 대형주는 외국인 매매와 프로그램 매매와 연동돼 있는 상황에서 매수차익잔고누적 부담감과 0.5 이상의 베이시스 확대를 목격한 괴리감에 따라 매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한 브로커는 "어제 69선의 견고한 지지력을 확인한 뒤 외국인 대량 매도와 프로그램 매도 속에서도 낙폭이 크지 않고 베이시스 콘탱고도 유지돼 상승기대감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70선 지지에도 불구하고 단기고점 인식에다 모멘텀도 없어 박스권에서 지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사의 차익거래자는 "베이시스가 축소될 경우 매수차익잔고 누적 부담감이 현실화되는 것을 봤으나 콘탱고 역시 유지됐다"며 "콘탱고 상황에서 매도가 쉽게 나올 수 없고, 매수 역시 0.5 이상의 콘탱고를 봤기 때문에 들어오기가 어려워 외국인 등 외부변수에 따라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