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 1·4분기 그룹 매출이 3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조4천억원에 비해 1조6천억원 늘었다고 26일 밝혔다.

세전 순이익은 2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8천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 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았으나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라 기대 이상의 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룹의 이익 구조와 관련,월평균 세전 이익 9천억원 가운데 삼성전자가 5천억원,금융 계열사가 2천억원,나머지 제조 계열사가 2천억원 정도를 올려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지난해 80%에서 57%로 줄었다고 밝혔다.

금융 계열사의 이익이 증가하는 등 고르게 이익을 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예상보다 큰 이익을 냈지만 현재로서는 하반기 경영계획을 수정할 생각이 없다"며 신중하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설비투자 계획 9조5천억원 가운데 반도체는 일부 줄이겠지만 나머지 분야를 늘려 올해 그룹 전체 설비투자가 지난해의 8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 채용도 지난해 수준은 될 것이라며 오랜 경험으로 볼 때 불황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앞으로 5~10년 뒤에 그룹을 생존시킬 수 있는 품목을 찾고 있다며 조만간 계열사들과 협의해 세부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수출과 관련해 지난해 1·4분기 중 74억달러에서 올해는 78억달러로 늘었다고 말했다.

연간으로는 지난해 3백20억달러에서 올해 4백억달러로 증가해 국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북사업과 관련,가전 계열사들이 대규모 단지를 조성해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육상수송로 확보와 전력·용수 등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에게도 이익이 되고 북한쪽에도 이익이 되는 사업을 벌이겠다며 기본적으로는 비즈니스 개념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대북사업은 그룹 방침이 아니라 계열사들이 스스로 판단 아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삼성자동차 부실처리 문제에 대해 삼성생명 주식이 상장되지 않아 삼성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채권단과 공동으로 신뢰할만한 기관을 선정해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안했지만 채권단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과 관련,지난 3월 말 삼성의료원에서 검진한 결과 ''완벽''한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인 이 회장이 IOC위원장에 출마한 김운용 위원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갖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