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텍의 도정인(42) 사장과 제이텔의 신동훈(38) 사장은 두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나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창업 몇 년만에 자기 분야에서 최고 회사로 키워 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10년이상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장인(匠人)"으로 통한다.

삼성종합기술원 시절부터 도 사장은 문자인식, 신 사장은 개인휴대단말기(PDA) 연구에 몰두해 오고 있다.

당시만해도 국내 문자인식과 PDA 기술은 걸음마 단계였다.

두 사람은 문자인식과 PDA 분야에서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 입사를 앞둔 신 사장이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거의 마쳤을 무렵 삼성종합기술원 선배인 도 사장이 미국 출장길에 신 사장을 방문해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이때 맺은 인연이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오늘까지 끈끈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시절 두 사람은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서로를 보다 잘 알게 됐다.

신 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는 PDA 프로젝트에서 문자인식기술이 필요하게 된 것.

신 사장은 도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창업을 한 후에도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됐다.

지난해 제이텔이 자사 PDA인 셀빅에 디오텍의 문자인식 소프트웨어를 채택한 것이다.

두 사람의 신뢰가 바탕이 됐지만 무엇보다 디오텍의 기술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신 사장의 설명이다.

두 사람 가운데 먼저 창업을 한 사람은 신 사장이다.

지난 96년 삼성을 나와 한솔텔레컴에서 인터넷마케팅팀장을 거친 후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97년말 제이텔을 설립했다.

신 사장은 경영에서도 수완을 발휘해 설립 4년만에 제이텔을 국내 최고 PDA 업체로 키워냈다.

도 사장은 지난 99년 10년동안 몸담았던 삼성종합기술원을 떠나 디오텍을 세웠다.

디오텍은 도 사장의 전문분야인 문자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문자인식 소프트웨어는 손으로 쓴 글씨를 인식하는 프로그램.

PDA를 비롯한 각종 정보기기에 들어가는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다.

제이텔을 비롯한 국내 대부분 PDA 업체들이 디오텍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불과 1년만에 국내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 사장과 도 사장은 "국내 IT(정보기술) 벤처들이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한 방법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