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 업계에 ''양위안칭(楊元慶)시대''가 열렸다.

중국 최대 컴퓨터 업체이자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지역 최대 PC메이커인 롄샹(聯想)그룹은 22일 컴퓨터사업을 담당해 온 양위안칭(37) 그룹부총재를 총재 겸 최고경영자(CEO)로 승진 임명했다.

''중국 IT업계의 대부''로 불려 온 류촨즈(柳傳志) 전임 총재는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되 경영에서는 손을 떼게 된다.

베이징(北京) IT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IT산업이 류촨즈로 대표되는 제1세대 시기를 마감하고 젊은 경영인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제2세대로 접어들었다"며 양 총재의 임명을 업계 세대교체로 평가했다.

차세대 중국 기업인을 대표하고 있는 그의 승진으로 중국 IT업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1989년 대학졸업과 함께 롄샹에 입사한 양 총재는 1994년(당시 29세) 류 전 총재의 발탁으로 그룹 내 핵심 사업인 롄샹컴퓨터를 맡은 후 경영능력을 발휘해 왔다.

그는 특히 IBM 컴팩 등 외국 컴퓨터 업체의 중국시장 공세를 막아낸 ''중국 컴퓨터산업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지난해 롄샹컴퓨터 판매량은 약 2백만대.

현재 중국 PC시장의 28.9%,아시아·태평양(일본시장 제외)시장의 12.2%(IDC 통계)를 차지해 각각 1위를 지키고 있다.

양 총재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춘 컴퓨터 개발 및 중국 전역을 파고든 유통망 구축으로 ''롄샹신화''를 일궈 왔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롄샹그룹(www.legend.com)은 ''중국의 IBM''으로 불릴 만큼 급성장했다.

롄샹그룹은 핵심사업분야인 롄샹컴퓨터를 비롯해 정보서비스 업체인 선주수마(神州數碼),인터넷 포털사이트인 FM365,금융지원공사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작년 2백84억위안(1위안은 약 1백60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양위안칭 시대''의 개막으로 롄샹그룹은 국제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총재직 수락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안주하지 않고 넓은 세계 시장으로 나갈 것"이라며 "IBM 컴팩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재들의 힘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는 특유의 ''젊은 경영''을 통해 롄샹의 경쟁력을 키워갈 계획이다.

현재 롄샹컴퓨터의 평균연령은 27.82세에 불과하다.

양 총재는 한국 IT기업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올 초 한경과 가진 인터뷰(1월9일자 11면 참조)에서 "모니터 CD롬 CPU 리눅스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폭넓게 협력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업체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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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위안칭 약력 >

<>1964년 저장(浙江)성 출생
<>상하이지아퉁(上海交通)대학, 중궈커지(中國科期)대학(석사)
<>89년 롄샹 입사
<>94년 컴퓨터분야 사업장
<>2000년 그룹 부총재
<>2001년 그룹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