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악재를 뒤로 제쳐놓은 채 가벼운 행보를 이어갔다.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9월 1일 이후 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나흘 내리 상승했다. 전날 하락했던 다우존스지수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1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3.47포인트, 1.13% 오른 10,126.94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7.61포인트, 1.51% 오른 1,183.50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961.43으로 62.48포인트, 3.29% 상승했다.

주요 지수는 오전 약세를 거쳐 반등, 강세를 이어갔다. 거래는 휴일을 앞두고 전날보다 줄어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2억8,000만주, 나스닥시장에서는 1,900만주가 손을 바꿨다. 뉴욕증시는 13일, 부활절을 앞둔 성 금요일을 맞아 휴장한다. 주간으로는 다우존스지수가 3.4% 올랐고 S&P 500 지수는 4.9%, 나스닥지수는 14% 급등했다.

경제관련 지표는 미국이 침체로 더욱 다가서고 있음을 나타냈다. 소매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자신뢰지수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

인플레이션 부담이 덜어진 만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악화에 대응, 다음달 15일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금리를 낮추리라는 관측이 또다시 제기됐다. 그러나 힘을 얻지는 못했다.

투자자들이 기초 여건 및 요인을 돌아볼 겨를 없이 발빠른 매수에 열중했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FRB의장으로서도 금리를 추가로 낮출 필요를 느끼지 않을 터였다. 한창 타오르고 있는 증시에 기름을 들이부어 불안정성을 더 키울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미시간 대학 소비자신뢰지수는 4월 87.8로 전월의 91.5에 비해 크게 저하됐다. 또 상무부는 3월 소매판매가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생산자물가는 에너지가격 하향안정으로 3월중 0.1% 하락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는 지난 96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39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전주에 비해 9,000명 늘었다.생산자물가는 안정된 모습이었다.

이날 강세는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과 관련한 소문에서 비롯됐다. 수요 증가로 노텔의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텔은 이 미확인 소문에 14.6% 급등하며 다른 네트워크주를 끌어올렸다.

주니퍼 네트웍스는 지난 분기 주당 17센트의 수익을 냈다고 발표하며 네트워크주의 오름세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 2센트에 비해 일곱곱절이나 수익을 늘린 것. 주니퍼 네트웍스는 올해 연간 실적은 월가의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경고를 덧붙였다. 주니퍼 네트웍스 주가는 17.8% 뛰어올랐다.

반도체주에서는 전날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조나단 조셉이 투자의견을 올린 효과가 지속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오전 하락세를 딛고올라 5.96%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앞장을 서, 11.6% 급등했다.

램 리서치,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등의 실적저조 우려는 상승세에 묻혀버렸다. 램 리서치가 14% 급등하는 등 두 종목 모두 올랐다.

전날 주당 1센트 수익을 발표한 야후는 약 7% 올랐고 다른 인터넷주도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더블클릭은 전망이 밝지 않다는 예상을 내놓고 4.8% 하락했다.

GE는 지난 분기 수익이 16% 늘었다는 발표로 3.3% 상승, 다우존스 지수의 상승세를 도왔다. 월마트는 분기 주당순이익 목표 32센트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 1.1% 내리면서 유통주에 약세를 퍼뜨렸다.

전날 실적경고를 내놓은 저장장치 업체 EMC가 3% 가까이 하락하고 IBM이 1.3% 내렸을 뿐, 기술주 주요 종목은 대부분 강세였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