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인 고객사를 찾아가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기란 쉽지 않죠.그러나 일을 성사시켰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결실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영업은 종합예술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포스데이타의 주현진(37) 차장은 SI(시스템통합)업계 여성으로는 드물게 남자들도 하기 어렵다는 해외영업을 맡고 있다.

포스데이타의 주력상품중의 하나인 철강분야 생산관리시스템 "스틸피아(steelpia)"도 그녀의 손을 거쳐 해외로 나간다.

올해 들어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 중동 남미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잇달아 발주되면서 SI업체들의 해외진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포스데이타 역시 올해 해외에서 2백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주현진 차장은 요즘 월평균 20일 가량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국내에 머물 때도 프로젝트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대사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을 방문,정보를 수집하고 e메일 전화 등을 통해 해외고객들을 챙기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뛰어다닌다.

그가 SI 해외영업에 뛰어든 것은 "나만의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는 일욕심 때문이었다.

주현진 차장의 전직은 동시통역사이다.

대학 졸업후 몸이 좋지않아 고향에서 쉬던중 취미삼아 영어회화를 배운 것이 "영어 도사"인 동시통역사까지 된 계기가 됐다.

"통역을 하면서 널리 알려진 경영자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들의 생각과 일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도 큰 자산이 됐죠.그런데 옆에서 남의 일을 지켜보다 보니 직접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뛰어난 영어실력과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그는 포스데이타에서 해외영업을 맡으면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는 포스데이타에 들어온지는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사내에서 몇 손가락안에 드는 고액연봉을 받고 있다.

"해외영업은 국내영업과는 달리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특별히 불리한 점은 없습니다.

술 실력도 마찬가지에요.

고객이 술을 좋아한다면 상대해줄 정도는 되죠"

주현진 차장은 "여자라서 힘든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누구나 흥미있는 일을 해야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일에 1백%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