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이틀만에 다시 5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도 65선이 깨졌다.

연기금의 증시 투입으로 낙폭이 크지는 않았으나 극심한 거래부진에 휩싸이면서 양 시장 모두 거래대금이 각각 1조원에도 못미쳤다. 거래소는 2년1개월여, 코스닥은 4개월중 최저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9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8.76포인트, 1.73% 하락한 497.46으로 마감, 지난 4일 이래 다시 종가기준으로 500선이 붕괴됐다. 거래량은 2억7,917만주에 달했으나 거래대금은 9,153억원에 그쳐 지난 1999년 2월 25일 8,178억원 이래 가장 적었다.

코스닥지수는 1.70포인트, 2.56% 떨어진 64.81로 마감, 지난 4일 이래 65선이 다시 깨졌다. 코스닥 거래량은 2억5,418만주가 거래됐으나 거래대금은 9,158억원으로 지난 1월 2일 6,890억원 이래 가장 적었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거래일보다 0.90포인트, 1.43% 내린 62.00으로 마감했고, 코스닥선물 6월물은 70.50으로 3.40포인트 급락하며 마쳤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모두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지수가 급반등 하룻만에 3.6% 급락하면서 바닥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약세로 출발한 뒤 장중 극심한 관망세가 지배된 가운데 하락세로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정책에 밀리면서 달러/원 환율이 1,340 안팎에 묶이고 연기금 투자로 반등 심리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주가의 추가 급락 가능성이 상존하고 아시아 주가와 나스닥 선물이 하락 동조경향을 보임에 따라 매수실종 현상이 빚어지면서 약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지수관련 대형주가 지수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하락종목이 576개로 상승종목 230개를 두배 반 가량 많았다. 그러나 하한가는 5개에 그쳐 투매심리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코스닥에서도 한통프리텔 등 통신주와 새롬기술 등 닷컴주 등 대형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하락종목이 446개로 상승종목 126개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추가 급락이나 조정을 확인하고 투자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면서 "심리적 반등 기대감이 매도를 줄이긴 했으나 매수세로 연결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객예탁금이 7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거래대금도 크게 줄어 투자심리 위축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미국쪽에서 경기악화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좀더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