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그린 재킷의 주인은 16번홀(파3·1백70야드)에서 갈렸다.

아멘코너를 그런 대로 무사히 넘긴 우즈와 듀발의 운명은 뜻밖에도 난이도 9번째로 그리 어렵지 않은 이곳에서 갈라졌다.

우즈에 앞서 경기한 듀발은 15번홀(파5·5백야드)에서 가볍게 버디를 추가,15언더파로 우즈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16번홀에 들어선 듀발은 뒤쪽 그린에 꽂혀 있는 핀을 향해 7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으나 그 공이 그린을 훌쩍 넘어 갤러리들의 발치에 떨어졌다.

핀까지 심한 내리막 경사를 눈여겨 본 듀발은 러닝 어프로치를 선택했지만 볼은 핀을 한참 지나쳐 버렸다.

파퍼팅에 실패한 듀발은 우즈에게 1타차 단독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듀발은 이어진 17번홀(파4·4백25야드),18번홀(파4·4백5야드)에서 거푸 버디 찬스를 맞았으나 한 번 빗나간 오거스타의 심술은 끝내 듀발을 외면했다.

미켈슨에게도 16번홀은 악몽을 안겼다.

15번홀에서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힘겹게 버디를 건진 미켈슨은 우즈가 70㎝짜리 버디 퍼팅을 어이없이 놓쳐 1타차 공동 2위.

하지만 미켈슨은 16번홀에서 보기를 저지르고 말았다.

티샷을 너무 오른쪽으로 친 데 이어 내리막 경사에서 10m 거리의 버디 퍼팅을 너무 길게 친 탓에 2m나 지나가 3퍼팅을 한 것.

비슷한 거리에 볼을 떨궈 2퍼팅으로 파를 세이브한 우즈에게 2타차로 벌어져 추격할 힘을 잃었다.

결국 우승은 16번홀에서 결정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