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섬유업계가 자율 구조조정방안의 하나로 섬유통합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화섬협회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업계 자율적인 구조조정방안을 상반기중 마련,연내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조민호 휴비스(화학섬유 통합법인) 사장은 "업계의 과당경쟁을 줄이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이거나 화의중인 섬유회사를 하나로 묶는 통합지주회사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섬유통합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선 채권금융기관들의 의지와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며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정부와 채권단을 상대로 설득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김칠두 생활산업국장은 "정부는 섬유 등 7개 업종에 대해 업계 자율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세운 만큼 관련업계가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하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섬유업계에는 지난해 11월 삼양사와 SK케미칼이 공동설립한 통합법인 휴비스에 이어 대규모 통합지주회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합지주회사가 세워질 경우 워크아웃중이거나 화의,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A사 B사 C사 D사 E사 등 5개사가 지주회사 아래로 편입되고 채권단과 우량기업인 효성 휴비스 등이 지주회사에 출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주회사 편입대상으로 거론되는 5개 섬유업체의 채권금융기관들도 통합 지주회사 설립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임정훈 애널리스트는 "듀퐁 등 세계 유수의 섬유업체들이 미주와 유럽에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통합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며 "우리나라도 경영난을 겪는 섬유업체를 금융지주회사의 형태로 통합지주회사와 연결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