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훈(38)인터켐코리아 사장은 요즘 회사로 걸려온 전화를 잘 받지 않으려고 한다.

인터켐코리아(www.interchem.co.kr)가 유통마진을 낮춰 팔아 큰 손해를 입고 있다는 화학유통업체들의 항의전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화학제품 중간도매상들의 유통마진률은 8%정도.그러나 인터캠을 통하면 단 1%의 마진에 거래가 성사된다.

오프라인에 비해 약 3%정도 더 싼가격에 화학원료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로선 그만큼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수 있는 반면 유통업체로선 이익이 줄어들수 밖에 없다.

국내 B2B(기업간)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화학 분야는 섬유와 더불어 가장 활발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 곳으로 꼽힌다.

국내 시장규모만 12조원에 달하는데다 제품이 표준화돼 있어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질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켐코리아는 B2B 열풍을 타고 중견 화학업체들이 컨소시엄으로 출범시킨 인터넷 화학유통전문 회사다.

이 사장은 "인터켐코리아는 대기업보다는 중소유통업체들을 겨냥한 전자상거래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대기업들은 굳이 전자상거래를 통하지 않고서도 저렴한 가격에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켐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사이트를 개설한 후 지난 1월까지 22억원의 거래실적을 기록했다.

회원사도 법인회원 2백50여개사를 비롯해 3백5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견회사들이 투자한 회사라는 점과 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또 다른 B2B e마켓플레이스와 마찬가지로 인터켐코리아도 현재로선 주주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다.

이 사장은 "오프라인 거래를 온라인으로 바꾸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게 현실"이라며 "주주사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마케팅으로 자연스럽게 전환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상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화학관련 정보제공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 사장은 지난 88년부터 9년간 삼성물산에서 화학분야 무역을 담당했다.

퇴사후에는 4년간 오프라인에서 호연화학이란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화학은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변동비가 많지 않아 경쟁력을 죄우하는 것은 결국 원료 구매"라며 "따라서 원료구매비용을 낮추기 위해 전자상거래 의존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인터켐코리아는 지난해말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세계 화학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을 잇는 동아시아 시장 공략의 첫발을 내딛은 것.중국법인인 인터켐차이나에는 중국 최대의 화학 B2B회사인 켐이즈닷컴,북경천구 상해광혜과기발전유한공사,중국화공설비총공사 등이 출자했다.

이 사장은 "당장 전자상거래보다는 중국의 화학정보를 한데 모으기 위해 설립을 서둘렀다"며 "중국은 화학원료 구매업체만 5만여개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만 확보해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