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인터페이스는 사람과 사람,사람과 컴퓨터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컴퓨터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웹 에이전시인 디자인스톰에서 유저 인터페이스 컨설팅 업무등을 맡고 있는 김선주(32)이사는 "유저 인터페이스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정의했다.

사람들끼리 얘기할 때 언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컴퓨터와 대화할 때 필요한 수단이 유저 인터페이스라는 설명이다.

김 이사가 몸담고 있는 디자인스톰은 지난 99년 시스템통합(SI)업체인 삼성SDS에서 분사한 웹 에이전시.웹 사이트 컨설팅과 기획은 물론 제작까지 서비스해주는 회사다.

처음 30명으로 시작한 디자인스톰은 이제 매출 50억원,직원 80명의 중견회사로 성장했다.

올해는 매출이 1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이사는 디자인스톰의 HCI(휴먼컴퓨터인터액션)센터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만들어진 HCI센터는 콘텐츠 기획,유저 인터페이스 컨설팅,전략상품 기획및 개발을 책임진다.

그의 손을 거친 많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천국제공항 프로젝트.인천국제공항 운영을 총괄하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AIMS(공항정보관리시스템)를 쉽게 사용할수 있도록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게 김 이사의 임무였다.

이 프로젝트가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일 자체가 힘들기도 했지만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다리품을 판 덕분이다.

당시만해도 도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현장까지 가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

지하철을 타고 인천으로 간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월미도까지 갔다.

여기서 배를 타고 한참을 들어간 다음 한 시간가량 버스를 타고서야 겨우 공사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김 이사는 "프로젝트 초기엔 일주일에 두세번씩 공사현장까지 가야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삼성전자의 컴퓨터 매직스테이션에도 김 이사의 손길이 닿아 있다.

매직스테이션을 켤 때 맨처음 뜨는 삼성 로고와 소프트웨어 유저 인퍼페이스가 그의 작품이다.

김 이사는 중학교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명문 뉴욕대학을 졸업하고 시라큐스 대학원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했다.

당시는 컴퓨터 아트라는 장르가 새로 태동하던 시기였다.

어릴 때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요즘도 주말엔 화판을 둘러매고 교외로 나간다.

디자인스톰이 정상에 올라서고 은퇴할 나이가 됐을때 그림을 그리면서 사는게 김 이사의 소박한 꿈이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