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경제도 심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잇따른 부도와 폐업 사태로 지방공단마다 불황의 "상흔"이 컸다.

그러나 봄을 맞아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차츰 확산되면서 지역경제도 다소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T(정보기술) 생명공학 문화산업 등 첨단 업종에 속한 기업들중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는 곳을 쉽게 찾을수 있다.

싸이퍼엔터테인먼트(애니메이션 제작) 케이티씨텔레콤(주파수 변조 부품 제조) 애니셀(2차전지 생산) 세협테크닉스(첨단공법을 이용한 비디오헤드 드럼 생산)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른바 "굴뚝산업"에서도 최고경영자의 꾸준한 혁신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워온 기업들은 이 시기를 "제 2의 도약기"로 활용키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산업단지에서도 이같은 변화를 실감할수 있다.


<> IT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해말 전국 25개 공단에 대한 산업구조 첨단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르면 조립금속 섬유 의복 목재 종이 등 전통산업의 메카였던 구로공단은 산업구조 재편 후 전자정보기기 통신기기 정밀기기 등 첨단산업의 요람으로 바뀐다.

국내 최대 섬유산업단지중 하나인 구미공단은 디지털 가전단지로, 기계공업단지인 창원은 항공우주산업 및 첨단기계지역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또 광주공업단지는 기계전기전자 분야에서 광(光)산업 쪽으로, 인천 남동공업단지는 조립금속 목재 종이 등에서 첨단 부품 및 미디어산업단지로 방향을 틀게 된다.

산단공의 정책은 한마디로 공단내에 IT 업체를 집중적으로 입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산단공은 각 공단내에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벤처센터, 테크노파크, 아파트형 공장, 창업보육센터 등을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산단공은 이를 위해 오는 2007년까지 총 1천9백62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 ''아날로그'' 산업단지의 ''디지털''화 =산단공의 국가공단 첨단화 방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업의 하나는 인터넷을 통해 공단내 각 기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디지털 산업단지화''다.

이는 공단내에 포털(관문) 사이트를 만들고 지방대학 지방자치단체 지방벤처센터 통신사업자 등 여러 기관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공단내의 인적.물적자원을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원자재 공동구매에서부터 산.학.연 합동연구 및 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 왜 바뀌나 =기본적으로 세계경제 구조가 IT 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통산업으로는 이같은 세계 경제의 변화를 좇아가기가 힘들어졌다.

이에 반해 국내 공단의 경우 아직까지는 이런 추세에 완전히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산업단지의 가동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산업구조 첨단화가 필요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9년 12월 87.2%로 정점을 기록했던 국가공단 가동률은 가장 최근 조사시점인 지난 1월에는 81.5%로 뚝 떨어졌다.

이는 99년 5월의 80.9%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이다.

세계적인 산업구조 첨단화 바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