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에 매주 월요일 연재되고 있는 "캐디통신"에 비춰진 골퍼들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 도우미이자 심판이랄 수 있는 캐디들은 골퍼들의 비인격적인 행동을 상당부분 질타했다.

휴지없이 코를 푼다거나 그린 위에다 가래 침을 뱉는 골퍼가 있었고 심지어 아무데서나 지퍼를 내리고 소변을 보는 몰상식한 골퍼들도 지적을 받았다.

캐디를 몸종부리듯 하는 경우도 있었다.

퍼팅라인 안봐준다고 고래고래 고함치는 골퍼,거리를 나타내는 야디지(yardage)를 옆에 두고도 지겨울 정도로 거리와 방향을 물어보는 골퍼,자신이 잘못 쳐놓고 캐디 탓하는 골퍼들도 몰지각한 행동으로 지탄받았다.

골프장을 연습장으로 생각하고 티샷이나 어프로치샷,퍼팅을 여러번 하는 사례도 있었다.

캐디들이 제일 싫어하는 골퍼로 손을 꼽은 것은 추근대는 골퍼들이었다.

클럽을 받으면서 은근히 손을 만진다거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섹시하다"는 등의 성희롱을 하는 것.

어떤 사람은 나중에 만나자며 끈질기게 전화번호를 적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고 한다.

연인사이로 보이는 젊은 커플들이 골프치면서 지나친 애정표시를 보이는 것도 눈꼴사나운 행동이었다.

기량은 "싱글"이면서도 매너는 초보인 골퍼도 많았다.

이들은 그린에서 볼을 마크한 후 라인을 확인하기 위해 볼을 굴려보는 행동을 했고 샷이 안되면 남에게 화를 내는 성격도 드러냈다.

반대로 매너좋은 골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존경심을 표했다.

티샷한 볼이 OB경계선을 살짝 넘어가자 안타까운 마음에 캐디가 발로 톡 쳐 경계선 안쪽으로 옮겼줬으나 이를 본 골퍼가 오히려 OB가 났다고 자백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린에만 오면 열심히 피치마크를 보수하는 골퍼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글도 실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