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연구 방향이 한꺼번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은 기존의 연구 방향에 앞으로 공개될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새로운 분야의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포스트 게놈 시대에 부합하는 연구 과제는 크게 4가지다.

우선 한미약품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아미노아실 t-RNA 합성효소(ARS) 발현 유전자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신규 항생제를 개발중이다.

이 효소는 사람과 미생물에 같이 존재하는 효소로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이다.

현재 벤처기업인 이매진과 함께 사람의 ARS는 억제하지 않으면서 박테리아의 ARS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항생제를 연구중이다.

기존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 감염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토록 하는게 최종 목표다.

이는 ARS를 발현시키는 사람의 유전자와 박테리아의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특성을 이용하는 것으로써 현재 사람과 박테리아의 ARS에 대한 유전적인 정보를 밝히고 있으므로 새로운 개념의 항생제 개발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약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단계이며 2001년 하반기부터 전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둘째는 형질전환 동물의 개발이다.

이미 개발한 흑염소 "메디"에서 백혈구 증식인자인 G-CSF(과립구콜로니자극인자)를 양산할 계획이다.

특히 G-CSF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메디의 젖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품종 개량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금년 내로 번식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임상에 필요한 G-CSF를 양산할 계획이다.

또 G-CSF의 발현율을 높인 벡터(유전자 운반체)를 개발해 보완했다.

또 현재 닭의 원시 생식세포(PGC)를 장기 배양할 수 있는 기술(EG Cell기술)을 확립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술로 닭에 EPO생산 유전자를 전이시키면 적혈구 생성 인자인 EPO(에리스로포이에틴)를 닭의 달걀에서 양산할 수 있다.

형질전환 닭은 빠르면 오는 3월에 탄생할 예정이다.

금년내로 EPO 형질전환 닭은 대량 사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유형의 형질 전환 닭을 개발하고 닭의 게놈을 밝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인간과 닭의 유전형질 차이를 규명하고 질병 치료에도 응용한다는 복안이다.

혈액 한방울로 한국인에 다발하는 간암 폐암 등 7종의 암을 진단해내는 키트도 오는 4월까지 제품화할 계획이다.

혈액중에서 암표식자인 TGF-베타를 검출해 암을 조기진단하는 방법이다.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공개된 정보를 이용,TGF-베타를 발현하는 유전자를 밝히고 칩 형태의 진단 키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아직 검토 단계지만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신규 유전자를 찾아내 이에 대한 신약을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