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주상복합상가의 1층에 5평 규모의 점포를 분양받았다.

항상 창업을 염두에 둔 터라 대출까지 받아 어렵사리 마련했다.

인근에 주상복합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 사무실이 많다는 점,관리가 간편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소규모 건강차 겸 커피숍을 운영하기로 했다.

운영은 친척 여동생에게 맡겼다.

오픈형 점포라 간단한 주방 시설만 갖췄다.

커피 외에 녹차나 율무 쥬스 등도 함께 팔았다.

인근에 제대로 시설을 갖춘 커피숍이 없어 영업이 잘 되리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는 이와 달랐다.

직장인들은 몇번 들렀다가 발길을 뚝 끊었다.

간간히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긴 했으나 횟수는 미미했다.

자기 점포라 월세 걱정은 없었지만 분양받느라 상당한 돈을 대출받아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하루 하루가 힘이 들었다.

장사가 잘되면 회사에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려고 했던 꿈도 사라지고 말았다.

월 매출액이 1백만원을 밑돌아 인건비 등을 빼면 남는 게 없었다.

헐값에라도 점포를 넘길 수밖에 없게 되자 A씨는 마지막으로 컨설팅회사에 점포 회생을 의뢰했다.

진단 결과 A씨의 점포는 인근 거주자들의 취향을 전혀 무시한 컨셉 때문에 실패한 걸로 판명됐다.

우선 부족한 자금으로 인해 젊은 화이트칼라층과 중상류층 거주자의 취향에 맞지 않는 중저가 분위기의 매장이 지적됐다.

일반 커피와 건강차를 위주로 한 상품 구성도 먹혀들지 않았고 좁은 매장도 문제였다.

그래서 A씨는 업종을 전환,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으로 승부를 걸기로했다.

기존 메뉴를 고급형 커피 위주로 바꾸고 쥬스나 건강차는 없앴다.

품질은 고급화했지만 저렴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가격을 1천7백~2천3백원선에서 책정했다.

컨설팅 회사로부터 커피 전문가를 소개받아 소정의 기술 전수료를 내고 커피 만드는 법과 서비스 교육을 받았다.

손님 좌석은 자형 바(Bar)형태로 꾸며 8개의 의자를 놓을 수 있도록 했다.

테이크 아웃 고객을 위해 건물 바깥쪽에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창문도 만들었다.

여직원 복장도 일상복을 입었던 이전과 달리 매장 인테리어 색상에 맞춰 편안한 유니폼으로 바꿨다.

간판은 물론 의자,탁자,메뉴판의 색상을 심플하게 통일하고 벽면은 커피 용품으로 장식했다.

이렇게 하자 매장 전체 분위기가 훨씬 세련된 느낌으로 연출됐다.

물론 상호도 변경했다.

오픈 첫날부터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

작은 창문을 통해 커피를 사가는 고객도 적지않았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외출길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갔다.

하루 6만원대에 불과하던 매출이 2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02)786-8406 천리안 GO 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