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대주주인 LG는 데이콤을 친정 체제로 전환키로 하고 신임 대표이사(부회장)에 박운서(62)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겸 LG IMT-2000추진단장을 내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류됐던 LG의 데이콤에 대한 투자가 재개되고 인터넷 등 데이콤의 신규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LG 고위 관계자는 23일 "박운서 LG상사 부회장을 데이콤 신임 대표이사로 사실상 결정했으며 오는 26일 데이콤 이사회에서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규석 현 사장은 지난해말 노사 분규와 경영실적 부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를 계기로 데이콤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투자를 전면 중단했던 LG는 IMT-2000 사업권과 관련된 입장을 ''동기식 포기''쪽으로 가닥을 잡고 전열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게 LG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데이콤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남영우 부사장이 지난해 LG에서 온 데 이어 최고경영자까지 가세함으로써 데이콤의 LG에 대한 협상력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유상증자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99년말 80%에 불과하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2백%를 넘어선 데다 투자자금 부족으로 최근 부채 성격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해외에서 발행하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데이콤 노조측은 LG가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를 회피,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는 주장을 해왔다.

또 박 부회장이 한국중공업 사장 시절 보여줬던 공격 경영과 조직장악 능력을 감안할 때 데이콤의 조직과 사업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일단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분사가 적합한 조직의 경우 과감하게 떼어내는 슬림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성적자 사업인 시외전화 등 정부와 협상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공격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박 부회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상공부 산업정책국장,청와대 경제비서관,상공부 차관,한국중공업 사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99년 1월 LG상사 국제영업담당 고문으로 영입되면서 LG와 연을 맺었다.

김광현· 김철수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