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을 예방할 수 있는 사료첨가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사료첨가제를 개발해 낸 사람은 게비스코리아의 양진석(49) 사장.

그는 레드와인을 담그고 남은 포도찌꺼기를 원료로 이것을 개발해 냈다.

포도찌꺼기를 말려 6단계 가온발효처리한 뒤 건조 형태의 사료첨가제를 만들었다.

이 첨가제를 먹은 소는 성장이 빨라지고 육질도 부드러워진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유럽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것은 채식동물인 소에게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육질인 뼛가루를 먹인 것이 원인이지만 이 첨가제를 활용하면 광우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첨가제는 지난 96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오는 4월 초 시제품이 나올 전망이다.

양 사장이 포도찌꺼기를 활용해 만들어 낸 것은 이것뿐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1백% 바이오 비료를 개발했다.

이 비료는 인삼 무 오이 등에 뿌리면 수확이 두배 이상 많아진다는 것이 건국대 백수봉 교수팀에 의해 입증됐다.

양 사장이 적포도 찌꺼기를 활용해 이런 제품을 개발해 내게 된 데는 그의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87년부터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체스몬드생화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살충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이 곳에서 그는 아시아담당 기획실장을 맡았다.

당시 그는 인체에 완전히 무해한 살충제를 개발할 수 없을까라는 과제에 몰두했다.

90년초 게비스비엔나를 창업한 그는 물질배합 기술을 적용한 무해 살충제를 개발,한미약품에 기술과 원료를 제공했다.

당시 그는 파리에서 레드와인을 마시다가 프랑스 사람들은 수술을 하고 난 뒤 포도주 한잔을 마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병 환자가 포도밭의 흙을 덮고 자다가 병이 완전히 나았다는 속설도 전해 들었다.

또 전세계 포도주 생산업자들이 연간 7백만t에 이르는 포도주 찌꺼기를 폐기할 곳이 없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하게 됐다.

이 세가지 사실을 생각하다 그는 무릎을 탁 쳤다.

1백% 바이오 제품인 포도주찌꺼기를 활용할 수 있다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판단이 섰다.

90년말 게비스파리를 설립한 그는 일단 이것이 화상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스스로 임상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자신의 앞 가슴에 심한 화상을 입힌 다음 이 물질로 치료를 해봤다.

통증 없이 빨리 치료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난 98년2월 국회의원 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공동으로 연 벤처마트에 이 기술을 가지고 전시한 것이 한국에 진출할 수 있는 첫 발판이 됐다.

그해 8월 한국에 게비스코리아를 세운 그는 곧 50억원 규모를 투자,바이오 비료 및 광우병 예방사료 공장을 마산에 지을 계획이다.

인체에 무해한 살충제를 일부러 마셔보일 만큼 적극적인 양 사장은 한국에서 가슴에 다시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