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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시스템 개혁이다] 제2부 : (3) '公자금의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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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금보험공사 조사2부 이수명 팀장은 작년 10월 인천 인화신용협동조합 등 6개 파산 신협의 부실원인을 조사하다가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신협에 넣은 공적자금 8백46억원중 6백3억원(71%)이 임직원들의 횡령.비리.불법대출로 구멍났던 것이다.

    조사대상중 A신협은 고객예금을 원장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56억원을 빼돌렸다.

    B신협은 가짜 대출서류로 84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했다.

    C신협에선 이사장의 아들인 이사가 신협건물안에 사채사무실을 차려놓고 고객돈으로 사채놀이를 해 큰 손실을 안겼다.

    이 팀장은 "사고 신협들은 임직원이 대부분 친인척들로 구성돼 구조적인 사고발생소지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 이후 파산한 1백41개 신협에 공적자금 1조4천5백81억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예보가 형사고발한 4백29명의 임직원에 대해 가압류, 손해배상 등으로 회수가능한 금액은 2천3백89억원(투입액의 16.4%)에 불과하다.

    작년 최대 금융사고로 기록된 한빛은행 관악지점의 불법대출로 은행측은 대출금 1천2억원중 담보부족분 5백12억원을 고스란히 떼였다.

    이는 작년말 한빛은행에 넣은 공적자금(2조7천6백44억원)으로 메웠다.

    이처럼 금융시스템 복원이라는 명분 아래 금융기관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까지 국민혈세로 때운 사례가 적지 않다.

    작년 한햇동안 금융사고는 3천8백15억원(3백27건)에 달해 전년(1천2백36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이나 금고 신협 등 군소 금융기관일수록 사고가 많았던 것이다.

    김거성 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은 "금융부실의 상당부분은 부패에서 비롯됐다"면서 "금융기관 기업 등 민간부문도 공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선 공직자 수준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5대 그룹 부실은 자체 해결한다고 단언했지만 실제론 대우를 비롯 삼성 현대까지 공적자금 신세를 졌고 이에 따라 대주주의 공적자금 배상책임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부채 1백조원짜리 대우를 처리할 때 정부는 처음엔 공적자금 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대우에 물린 은행들과 서울보증보험 한투.대투의 손실보전,나라종금 등 대우부실로 퇴출된 금융기관까지 모두 28조원(투입예정분 포함)을 쏟아부어야 했다.

    삼성은 한빛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적자금 신세를 졌다.

    삼성자동차 부채를 갚기 위해 한빛은행에 넘긴 주당 70만원짜리 삼성생명 주식(54만주)이 회계법인의 실사에선 29만1천원에 불과해 그 차액(2천2백9억원)만큼 한빛은행에 공적자금이 더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대도 부실금융기관인 현대생명 처리 및 현대투신에 대한 정부와 미국 AIG의 공동출자로 공적자금이 필요하다.

    정부는 공적자금 40조원의 추가조성을 승인받고도 나중에 모자랄까 걱정돼 집행을 늦추고 있다.

    대한생명 이강환 회장은 자산부족분 1조5천억원만 넣어주면 정상화에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대생을 투입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미뤄놓았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인사는 "정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관료들이 골치아픈 일은 다음 정권으로 넘기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돈이 모자란다 싶으면 편법이 동원되게 마련이다.

    작년말 도입된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로 현대건설 현대전자 등의 회사채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해 주고 산업은행이 떠안는 ''정부보증채''로 탈바꿈했다.

    이는 정부의 잠재부실인 동시에 변칙 공적자금이란 지적을 받는다.

    정부는 올해말까지 모두 1백50조원의 공적자금을 쓰게 된다.

    그럼에도 금융권의 부실채권(무수익여신)은 98년말 60조2천억원, 99년말 66조7천억원, 작년 9월말 60조2천억원으로 별 변동이 없다.

    이는 강 바닥의 오물을 청소해도 상류에서 흘러드는 오.폐수부터 정화하지 않고선 깨끗해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금융연구원 재직중 조흥은행 상무로 발탁된 지동현 박사는 "국민전체에 부담이 되는 공적자금을 계속 쏟아붓지 않으려면 금융기관들이 심사기능을 강화하고 수익성 있는 ''금융회사''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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