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정통 미니밴인 카니발이 카니발II로 거듭났다.

카니발II는 RV(레저차)시장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굳혀온 종전 카니발과 비교해 실용성과 편리함에서 환영받을 만한 부분들이 더욱 많아졌다.

외관은 대형 승용차를 연상시킬 정도로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무엇보다 디젤모델의 보닛에 자리잡은 인터쿨러 냉각용 통기구의 모양이 세련되게 바뀐 것이 눈에 띈다.

헤드램프와 신선한 감각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도 멋스럽다.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앞 뒤 범퍼도 차의 인상을 넉넉해보이게 해준다.

실내는 운전석 주변을 중심으로 크게 달라졌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남발되기 쉬운 크롬 도금 부품과 우드 그레인이 절제된 것은 차의 분위기를 젊게 만들고 있다.

센터 페시아의 디자인은 최신 기아차들의 디자인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이버 분위기의 가벼움이 물씬 풍긴다.

4개의 원이 나란히 자리잡은 공조장치는 정돈된 느낌이며 사용도 편리하다.

그러나 온도와 풍향,풍량을 표시해주는 표시장치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방음처리는 비교적 우수하지만 엔진 소음이 실내로 많이 유입되는 것이 흠이다.

승용차를 기초로 만든 미니밴 답게 핸들링 특성이나 승차감이 다분히 승용차와 비슷한 느낌이다.

브레이크 페달은 약간 답답한 듯 하지만 제동력은 우수하고 직선적으로 반응한다.

대신 ABS의 반응이 약간 늦는 듯한 느낌이다.

키가 크고 무거운 차체를 고려하면 핸들링은 우수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2.9l V6 DOHC 디젤 엔진은 여러 곳에 개선의 흔적이 보인다.

소리가 조금 요란스러운 듯도 하지만 다른 디젤 엔진들보다 거슬리는 느낌이 덜해 오히려 박력있게 느껴진다.

4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시승차는 출발시 가속이 약간 답답했지만 일단 가속되자 시원스럽게 달렸다.

RV로서 부족한 부분은 거의 없다.

다양한 수납공간과 별도 전원,다양한 시트 배치 등이 장점이다.

선택사양인 뒷좌석의 TV 모니터는 1열 좌석 뒷부분 천장에 달려있는데 주행중에도 볼 수 있어 실용적이다.

뒷좌석에까지 충분히 공조장치가 갖춰진 것도 만족스럽다.

2열 독립좌석에 내장된 유아용 시트는 좋은 아이디어다.

어린이를 위한 5점식 안전벨트가 마련돼있어 따로 유아용 안전시트를 살 필요가 없었다.

3열 좌석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정도 크기의 차로는 9명이 타기에 다소 무리한 느낌이어서 7인승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청희 자동차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