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 동안 한껏 뛰어오른 뉴욕증시가 새로운 바닥을 향해 힘없이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8일 2,395.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텔 네트웍스, 델, 코닝 등 기술주들이 전날 거래 종료 뒤부터 내놓은 어두운 실적 및 전망이 장을 지배했다. 여기에 소비자심리지수가 다시 악화되는 가운데 생산은 저조하고 물가는 올랐다는 통계가 더해졌다. 오후 들어서는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 소식이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였다.

16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오후 한때 2,400선 마저 지키지 못하며 5% 이상 폭락한 끝에 2,425.41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7.50포인트, 4.99% 내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799.82를 기록, 91.20포인트, 0.84% 떨어졌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301.54로 25.07포인트, 1.89% 하락했다.

캐나다 광통신 장비업체 노텔 네트웍스는 미국 경기하강이 더 오래 가고 업계 전반의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광통신 장비업종 주가를 급반전케했다. 게다가 광통신 케이블 업체 코닝은 렌즈, 필터 등 광섬유 통신장비 부품인 포토닉스 부문 매출성장률을 며칠만에 50%로 25%포인트 넘게 깎아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노텔 주가는 32.8% 곤두박질쳤고 코닝은 21.5% 떨어졌다. 전날 낙관론을 불러일으켰던 시에나를 비롯, 시스코 시스템즈, JDS 유니페이스, 루슨트 등도 급락했다.

전날 우울한 소식을 내놓은 델은 컴퓨터업종 주가를 아래로 밀었다. 델 컴퓨터, 휴렛 팩커드 등은 주가가 6% 넘게 빠졌고 IBM은 1.5%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나스닥 컴퓨터 지수는 5.85% 내렸다.

이날 미시간대학 소비자심리가 1월 94.7에서 또다시 급격하게 악화, 2월초 87.8로 조사됐다는 보고가 전해지며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겼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월중 공장생산이 0.3% 감소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지난 12월중 0.8%에 비해서는 경기둔화가 완화된 듯 했지만 예상에 비해서는 저조했다.

한편 노동부가 발표한 1월중 생산자물가는 지난 10년중 최고인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는 주로 경유, 담배, 차 등 품목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FRB가 물가불안을 염려해 오는 3월 20일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내기도 했다.

통신장비, 컴퓨터 등이 반도체주도 끌어내려, 인텔이 4.0% 내리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01% 내렸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강세를 지난 이틀로 짧게 마감했다.

이밖에 소프트웨어, 증권 등 업종이 약세를 탔다. 그러나 은행, 에너지, 유틸리티, 소비재, 건강의료 등 업종은 올랐다.

뉴욕증시는 월요일 프레지던트 데이를 맞아 휴장한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