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간의 전략적 제휴는 보통 합작사 설립형태로 나타난다.

세계적 명성의 브랜드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한국 파트너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합작회사를 세우는 것이다.

해외 본사는 안정적 자본과 수준높은 디자인을 뒷받침해주고 한국의류회사는 현실에 맞는 상품개발과 생산력을 제공하는 식이다.

베네통코리아는 합작사로 새 출발한 이후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탈리아 캐주얼브랜드 베네통이 국내시장에 소개된 것은 지난 90년.

도입 초기 소비자의 높은 호응을 얻었지만 이후 신한인터내셔날 제일모직 등 수입판매원이 계속 교체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브랜드의 광고력과 상품력 덕에 유지해가던 매출도 90년대 중반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베네통은 침체기에 빠졌다.

재도약의 계기가 된 것은 98년말.

베네통재팬과 국내 의류회사 앤에스에프가 합작으로 베네통코리아를 설립하면서부터다.

합작사 전환후 국내 생산이 가능케 됐고 본사와의 업무연결채널이 단축되면서 기동성이 살아났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이 회사의 김기영 과장은 "현재 전체 물량의 50%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생산을 시작하면서 적기 공급 여부나 재주문 문제 등 수입브랜드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년 매출은 99년보다 30% 신장한 4백80억원.

올해는 6백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초 출범한 동일드방레는 프랑스 회사인 드방레와 동일방직이 함께 만든 회사다.

의류전문업체 동일레나운의 모회사인 동일방직과 라코스테의 글로벌 라이선스권을 갖고 있는 프랑스 패션 회사 드방레가 각각 35억원씩 투자해 설립됐다.

라코스테는 그동안 서광이 라이선스 방식으로 판매해왔으나 작년말 서광의 부도와 계약 만료시기가 겹치면서 본사의 지분참여형태로 돌아섰다.

1월말 방한한 드방레사의 G.라또르떼 사장은 "무엇보다 동일방직이 같은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번 합작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