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김각중 회장의 2기 체제 출범을 계기로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한 것은 전경련과 재계의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연임 고사 뜻을 접고 27대 회장을 맡은 김각중 회장은 올해로 창립 40년을 맞은 전경련 조직을 재계 화합과 정부신뢰 회복 등을 통해 대변신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세 오너 대거 등장=이날 전경련 부회장으로 영입된 재계의 젊은 2세 경영인 중 눈에 띄는 인물은 신격호 롯데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46) 롯데 부회장과 류진(43·고 류찬우 풍산 회장 차남) 풍산 회장,김윤(48·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장남) 삼양사 부회장 등 40대 ''3인방''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 일본 등지에서 공부한 해외파며 정보기술(IT)분야 사업에 적극적인 신세대 경영인이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전경련 부회장인 김승연(49) 한화 회장,이웅렬(45) 코오롱 회장 등과 함께 전경련에 ''젊은 바람''과 ''국제화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또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된 최용권(51·최종환 삼환기업 명예회장 장남) 삼환기업 회장,박영주(61) 이건산업 회장,허영섭(60·고 허채경 한일시멘트 회장 차남) 녹십자 회장 등도 대부분 재계의 2세 경영인들이어서 전경련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기업의 오너들인 장치혁 고합이사회 회장,김석준 쌍용 회장,신명수 신동방 회장 등 3명은 전경련 부회장을 사임했다.

한편 지난 97년부터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맡아온 손병두 부회장은 유임됐다.

◇전경련의 과제=김각중 회장은 이날 "전경련이 재계 화합을 위해 골프도 자주 치고 폭탄주도 마시면서 노력을 할 것"이라며 "회원사간에 서로 등을 돌린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마음을 많이 바꿨다"고 말해 전경련의 분위기 전환이 시급한 과제임을 간접 시사했다.

그는 "일부 회장들이 전경련 회의에 나오려고 해도 ''멋쩍어서 못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전경련 회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이 이날 △기업 본연의 책무 충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소비자 중시 경영 △노사간 열린 경영 △환경조화 경영 △지식·정보화 선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경제계의 각오와 다짐''을 선언한 것도 정부에 화답하기 위한 제스처다.

김각중 회장 체제가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법 현안과 재계 자율의 2차 산업구조조정(이른바 신빅딜) 등을 어떻게 매끄럽게 해결하면서 리더십을 회복할지가 관심거리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