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임금 상승 추세는 경쟁국가에 비해 높고 임금의 실질 구매력도 선진국들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 수준과 실질 구매력" 자료에 따르면 80년대 이후 임금은 고율 상승세를 보여 같은 기간 경쟁국 및 선진국들의 임금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국내 근로자의 임금지수는 87년을 100으로 할 때 99년에는 448.9로 4배이상 상승,<>일본 127.4 <>미국 146.5 <>대만 245.5 등에 비해 높았다.

액수로 봐도 87년에는 한국이 4백달러로 대만(4백84달러)보다 낮고 일본의 18%,미국의 23% 수준이었지만 99년에는 1천2백41달러로 대만의 1천1백69달러보다 높아지고 일본의 35%,미국의 49% 수준으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85~90년 단위 노동비용(명목임금/노동생산성) 상승률은 6.7%로 <>일본 0.3% <>미국 1.4% <>대만 3.5%에 비해 높았고 90~99년에도 <>일본 0% <>미국 0.5% <>대만 0.5%에 비해 높은 2,6%를 기록했다.

임금의 실질 구매력을 보면 월 평균임금(99년 제조업 기준)으로 승차할 수 있는 시내버스의 횟수는 2천4백59차례로,일본(2천2백17차례)과 미국(1천6백76차례)보다 조금 높았다.

또 택시(기본료)의 경우 한국 1천1백35차례,일본 6백5차례,미국 1천2백57차례,지하철(1구간)은 한국 2천4백59차례,일본 2천4백94차례,미국 1천6백76차례로 비슷했다.

하지만 햄버거가격의 경우 한국(4백92개)이 일본(1천3백57개)과 미국(9백86개)에 비해 적었다.

물가상승과 비교해 보면 지난 20년간 임금은 9.6배 상승한 반면 물가는 3배 오르는데 그쳐 실질 임금수준은 3.2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80년의 근로자 평균임금(17만6천원)으로는 택시(기본요금 4백42원)를 3백98차례 탈 수 있었으나 2000년(월 평균임금 1백68만2천원)에는 1천2백93차례로 실질 구매력이 3.3배 늘었다.

시내버스도 80년 2천1백46차례에서 2000년에는 3천58차례로 1.4배 증가했다.

지하철도 80년 1천9백55차례에서 2000년 3천1백55차례로 실질 구매력이 1.6배 늘었다.

또 80년 쌀 20kg짜리 한가마(서울 기준)의 소매가격은 1만3천1백원으로 월평균임금으로 13.4가마를 살 수 있었다.

그렇지만 2000년 임금으로는 20 짜리(4만5천21원)를 37.4가마 구입할 수 있게 돼 2.8배 증가했다.

80년의 자장면 한그릇 가격은 8백74원으로 2백1.4그릇이 월평균 임금에 해당됐으나 2000년에는 6백72.8그릇을 살 수 있어 구매력이 3.3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