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아이디(ID)로 주요 인터넷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난해 유망 비즈니스모델(BM)로 급부상했던 ''허브포털''이 사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허브포털인 미국 고닷컴이 최근 사업철수를 검토중인데 이어 국내 최초의 허브포털인 인티즌도 허브모델을 포기하고 유료 CP(콘텐츠 제공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인티즌이 이처럼 사업방향을 전면 수정하면서 허브모델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인티즌에 이어 시작컴도 최근 기업대상 비즈니스로 사업방향을 전환 했으며 아이오션은 사명을 바꾼 후 포털사이트 구축업체로 사업내용을 수정했다.

지난 98년 ''엄브렐러 포털''이란 이름으로 허브시대를 열었던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엔터테인먼트 허브포털 고닷컴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사업철수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의 허브포털 인티즌은 기존의 허브모델을 접고 지난 연초부터 콘텐츠 e메일 홈페이지 동영상 등 4개서비스의 유료화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허브사업부 브랜드사업부 등 기존 4개 사업부를 닷컴사업부와 eCI사업부 등 2개로 축소 개편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콘텐츠 유료화를 확대하고 기업대상 e비즈니스 컨설팅사업인 eCI사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99년말 네이버컴 인츠닷컴 등 7개사가 공동 출자한 허브포털 시작컴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가공 후 재판매하는 신디케이션 사업으로 최근 업종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상 콘텐츠 중개사이트인 ''파이퍼스''를 최근 열고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중소사이트 50여개 업체의 허브를 자처하고 나섰던 아이오션도 지난해 9월 ''레디소프트''로 회사명을 바꾸고 웹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전향했다.

이처럼 허브모델이 사양길로 접어든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다.

아이디 한 개로 여러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해야 하지만 개인의 동의를 일일이 얻지 않는 한 불법이 된다.

실제로 인티즌은 지난해 11월 관련법 위반으로 3백만원의 과태료를 물기도 했다.

또 제휴업체가 많아 각사간 의견조율이 쉽지 않은 점도 허브포털의 쇠락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김진우 인티즌 부사장은 "그동안의 실험결과 허브포털은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모델(BM)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제 허브모델 대신 유료 콘텐츠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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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허브사이트=허브포털이란 개인회원이 한 개의 아이디로 각종 인터넷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거대 통합사이트를 말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처음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포털"과는 달리 관문과 목적지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네티즌이 원스톱으로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99년말 인티즌이 이 모델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허브"란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