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시장이 확대되면서 외국계 CRM 기업의 한국진출은 크게 두드러졌다.

작년부터 국내업체와의 공급계약을 추진하거나 지사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국내 CRM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업체는 CRM 모듈만 수십~수백여종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의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적용되는 레퍼런스 사이트도 유통 통신 금융 등 각 분야에 넓게 포진돼 있어 풍부한 노하우와 선진기법을 겸비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 잠식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토종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제품의 성능이 한층 개선된데다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뛰어나다.

최근에는 국내.외 업체간 제휴도 활발해지고 있어 CRM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 해외 CRM업체 국내 진출 현황 =이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방식은 직접 진출보다는 국내 업체를 딜러로 두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그후 안정된 수요층을 확보하게 되면 직접 국내에 지사를 두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의 시벨과 기업 e비즈니스 분야에 강점을 가진 브로드비전이 국내에 지사를 설립했다.

삼성쇼핑몰 등 삼성관계사들에 솔루션을 구축한 미국 넷퍼셉션즈도 지난해 국내 5개 딜러와 계약하고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미국 엑스체인지사는 버추얼텍과 단암데이타시스템을 통해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브로드베이스소프트웨어도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3월까지 CRM 전문업체와 SI(시스템통합) 업체중 우수업체를 골라 공동으로 자사의 CRM 솔루션인 이세일즈(e-sales)의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이피파니가 씨앤엠테크놀러지를 통해 자사의 주력제품인 E.5를 국내에 공급하며 미국 카나커뮤니케이션도 오픈비즈니스 컨설팅을 통해 사업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e게인도 한국시장에 진입할 태세다.

이달까지 국내에 영업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CRM 솔루션안에 e메일, 콜센터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어 중소기업의 CRM에 적합하다고 판단, 국내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해 이미 자리를 잡은 한국NCR 한국IBM SAS코리아 비넷 등 기존 업체들도 올해들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 국내 업체들의 대응 =현재 업계에서 외국산 제품의 판매대행사를 포함해 CRM과 eCRM 서비스를 표방하는 업체는 30여개에 달한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자체 솔루션을 개발, 서비스에 나서는게 특징이다.

이들 업체는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업체와 달리 대부분 DB분석 마케팅프로그램, E메일 솔루션 등 일부 모듈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자사 솔루션에 없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제휴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C마이너와 CC미디어 위세아이텍 유비즈시스템 C&M테크놀로지 공영DB 등 6개사는 지난해 11월 공동마케팅을 합의하고 필요할 경우 단일브랜드도 출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씨엔엠테크놀로지 김무엽 사장은 "외국의 유명 CRM 업체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공동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디비아이텍과 비테크놀로지가 제휴를 통해 DB마케팅과 CRM솔루션을 공동으로 구축키로 했다.

이밖에도 특정 모듈에서 강점을 갖는 업체를 찾거나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제휴를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mCRM 시장이 커지면서 모바일 솔루션업체와의 제휴를 물색하는 사례도 있다.

이씨마이너의 경우 에어아이와 모바일CRM 분야 서비스를 공동으로 추진한다.

해외업체들과 연대해 공동서비스를 구축하는 경우도 많다.

삼성SDS는 브로드비전과 제휴를 맺어 공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LG EDS와 쌍용정보통신 SK C&C 등은 시벨과 제휴를 맺었다.

위세아이텍과 씨엔엠테크놀로지도 CRM을 제공하면서 컨설팅 부문은 아더앤더슨에 맡기기로 했다.

최근에는 IDC에 입주한 기업을 대상으로 ASP(응용솔루션 공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CC미디어의 경우 지난 11월부터 KIDC에 입주한 2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ASP 서비스를 시작했다.

EC마이너와 제이씨현시스템도 엘림넷 IDC를 통해 CRM의 ASP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위세아이텍 관계자는 "아직 국내 CRM 시장은 뚜렷한 선두주자를 꼽기 려울 정도로 혼전양상을 띠고 있다"며 "올해 시장이 성장하면서 업체간 차별화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