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는 늘 적잖은 고민을 안긴다.

올해는 또 어떻게 치를 것인가.

"상술"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다가도 정작 "행사"를 건너뛰면 내심 섭섭해 하는데다 어찌됐건 연인의 날이라니 말이다.

고심끝에 고른 곳은 63빌딩.

전망도 빼어나지만 중국황제유물 전시회부터 아이맥스영화까지 보고 즐길 거리가 많아 좋다.

할인패키지인 종합관람권(2만2천원)이면 전망대-수족관-아이맥스영화관-중국특별전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밸런타인 주간을 맞아 아주 특별한 "껀"이 있다는 정보까지 들어둔 터다.

청나라 황제의 으리으리한 황금보좌 등을 전시한 중국황제유물전과 수족관에 볼거리가 쏠쏠하다.

칵테일바인 59층 스카이바는 서울 어디보다도 야경이 뛰어나다.

자동차 불빛으로 치장한 원효대교는 전구를 매단 트리처럼 눈이 부시고 한강을 품은 도시의 밤풍경은 영화처럼 아름답다.

"차가 막히니까 훨씬 더 예쁘다"

아차, 공자님 말씀이 시작된다.

"네가 지금 저 차 안에 있다면 말야"

기껏 조성한 분위기가 썰렁해질 위기다.

못들은 척 깜짝 이벤트로 넘어가자.

준비해간 리본을 머리에 두른다.

"뭐하니"

"선물준비"

어디 초콜릿에 비하랴.

암, 훌륭하고 말고.

잠깐 당황하던 그가 웃음을 터뜨린다.

칵테일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하지만 이벤트는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러브 엘리베이터"에 오를 시간이다.

전망 엘리베이터 한 대를 연인들을 위해 "제공"하는 특별행사다.

한강변 야경을 안고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후엔 1분20초동안 오직 둘만의 시간이다.

짧아서 더욱 로맨틱한, 그 안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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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러브엘리베이터(오후7~11시)만 이용할 경우 전망엘리베이터 요금과 같은 5천5백원.

식당가 이용시 전망대로 걸어올라가 하행 엘리베이터(4천원)를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다.

이용객에겐 초콜릿을 선물한다.

2월말까지 운영.

야간에 카페로 변신하는 60층 전망대도 추천할만 하다.

(02)789-56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