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장수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연출 신현수 극본 양근승,수 오후 7시35분)가 오는 3월부터 대가족 중심의 농촌드라마로 개편된다.

배경마을도 강화도에서 충북 진천군으로 바뀌며 출연진들도 김성겸 윤미라 심양홍 백일섭 등의 중견연기자들로 대폭 교체된다.

지난 90년 첫 방송 이후 올해로 방송 11년째를 맞는 ''대추나무…''는 평균 시청률 15%대를 넘나들며 중장년층의 ''마니아 드라마''로 불릴 만큼 확고한 시청자층을 갖고 있는 인기드라마다.

지난 98년 배경마을과 연기자들을 한차례 교체하면서도 기존 줄거리를 그대로 유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4대가 한집에서 사는 박덕보(김성겸)씨네를 통해 보다 향토색이 짙은 농촌드라마를 그릴 계획이다.

보수적인 박덕보 할아버지와 아들 태민(백일섭) 장옥분(윤미라) 내외,손녀와 증손자들이 함께 살며 빚는 세대간 갈등과 가족간의 사랑,그리고 농촌생활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낼 계획이다.

제작진이 배경마을을 바꾼 데는 촬영상의 한계도 적지않았다는 후문이다.

나날이 농촌주변에 들어서는 아파트촌이 드라마의 사실감을 떨어뜨리는 데다 군부대 관할지역에 포함된 강화도의 경우 야간촬영상의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때문에 오는 3월부터 선보이는 충북 진천의 촬영장에는 약 3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시골의 토속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각종 시설들을 건립했다.

배경마을인 사양리에 방송이 끝난 후에도 마을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원목을 이용한 마을정자를 건립하고 약 7백여m 길이의 살구나뭇길도 복원했다.

또 청년들이 떠나 퇴락한 마을의 담장과 구판장 등도 새로 세웠다.

신현수 PD는 "농촌드라마가 농촌의 실생활과 다르다는 지적은 대부분 농촌주민들의 외형적 삶을 제대로 묘사할 수 없는 현실적 장애 때문이었다"며 "오는 3월부터는 새롭게 단장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사실감 높은 농촌드라마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