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로 유명한 일본 산토리사는 도쿄 시내에 클래식 공연장을 갖고 있다.

이름하여 산토리홀.

미국 카네기 홀,이탈리아의 라 스칼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을 대표하는 간판급 공연장이다.

이익3분주의를 내세우는 산토리사는 위스키 생산 60년을 기념,산토리홀을 개관했다.

산토리사는 음악재단까지 설립,현대 음악작곡가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독일 바이엘사는 8백석 규모의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무대를 거쳐간 연주자의 면면은 화려하다.

지휘자 첼리비다케,첼리스트 푸르니에,피아니스트 리히테르….

모두 20세기 거장들이다.

바이엘사는 정상급 연주자를 초대,일반 공연장보다 싼 값에 입장권을 판매했다.

차액은 바이엘사가 부담했다.

1999년 초대된 백건우씨의 경우 티켓 값은 16∼20마르크(한화 1만∼1만2천원) 수준이었다.

한국에서라면 3∼4배는 더 줘야한다.

2000년 한국 LG그룹은 서울 역삼동에 LG아트센터를 개관했다.

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이 드문 데다 대우계열의 아트선재센터가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어 LG아트센터에 거는 기대는 컸다.

LG는 개관 첫해 수준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더 많은 관객에게 문화 향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는 전혀 없는 것 같다.

아트선재센터가 보여준 것과 같은 젊은 예술가를 고무하는 행사도 기획된 바 없다.

LG는 일반공연장과 같은 수준의 높은 금액을 받고 있다.

이래서야 한국의 산토리홀이 될 수 있을지 실로 의문이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