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롯데 신격호 회장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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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비즈니스.
얼핏 보면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감성이 지배하는 문학의 세계와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례도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가 바로 그 실례다.
그는 1948년 6월28일 일본에서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2년 뒤 한국전쟁으로 일본 전역에 전쟁특수가 일어나면서 롯데의 주력 제품인 껌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그러나 이런 행운이 우연히 찾아온 것은 아니다.
그의 문학적 감성, 예술 가적 기질도 운명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직접 지은 ''롯데''라는 이름은 일본 열도에서 과자 왕국을 건설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롯데는 독일의 문호 괴테가 25세 때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
롯데는 60년대 초 일본 껌 업계 부동의 1위로 통해온 ''하리스''를 누르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롯데가 어떻게 골리앗 하리스를 누를 수 있었는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인은 독일의 법과 학문,문화를 흠모했다.
태평양전쟁 후 미군 점령시대에도 독일을 짝사랑하는 정서는 변하지 않았다.
일본인들이 롯데란 이름을 좋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 하리스란 이름에서 일본인들은 ''토머스 해리스(Thomas Harris)''를 연상했다.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흑선(군함)을 몰고와 도쿠가와 막부를 힘으로 굴복시킨 뒤 일본에 상주한 최초의 미국 외교관이 바로 해리스였다.
일본 막부를 압박하고 동거한 일본여성 ''오키치''를 자살하게 만든 해리스를 소비자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승부는 이미 이름에서 결판난거나 다름없었다.
신 회장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여름 호텔 롯데의 노사분규를 겪은 뒤 참으로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종업원들과 회사를 가족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놓았다고 자부해 왔다는게 신 회장의 설명이었다.
문학과 사업을 접목시킨 성공한 기업인 신 회장.
그러나 정작 가까이 있는 그룹식구들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cdkang@hankyung.com
얼핏 보면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감성이 지배하는 문학의 세계와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례도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가 바로 그 실례다.
그는 1948년 6월28일 일본에서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2년 뒤 한국전쟁으로 일본 전역에 전쟁특수가 일어나면서 롯데의 주력 제품인 껌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그러나 이런 행운이 우연히 찾아온 것은 아니다.
그의 문학적 감성, 예술 가적 기질도 운명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직접 지은 ''롯데''라는 이름은 일본 열도에서 과자 왕국을 건설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롯데는 독일의 문호 괴테가 25세 때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
롯데는 60년대 초 일본 껌 업계 부동의 1위로 통해온 ''하리스''를 누르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롯데가 어떻게 골리앗 하리스를 누를 수 있었는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인은 독일의 법과 학문,문화를 흠모했다.
태평양전쟁 후 미군 점령시대에도 독일을 짝사랑하는 정서는 변하지 않았다.
일본인들이 롯데란 이름을 좋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 하리스란 이름에서 일본인들은 ''토머스 해리스(Thomas Harris)''를 연상했다.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흑선(군함)을 몰고와 도쿠가와 막부를 힘으로 굴복시킨 뒤 일본에 상주한 최초의 미국 외교관이 바로 해리스였다.
일본 막부를 압박하고 동거한 일본여성 ''오키치''를 자살하게 만든 해리스를 소비자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승부는 이미 이름에서 결판난거나 다름없었다.
신 회장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여름 호텔 롯데의 노사분규를 겪은 뒤 참으로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종업원들과 회사를 가족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놓았다고 자부해 왔다는게 신 회장의 설명이었다.
문학과 사업을 접목시킨 성공한 기업인 신 회장.
그러나 정작 가까이 있는 그룹식구들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