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등록(상장)된지 3개월도 채안된 이른바 신규상장종목들이 파죽지세로 치솟고 있다.

새롬기술 다음 한글과컴퓨터등 연초 랠리의 "스타"들이 조정양상을 보이며 탄력을 잃자 "신인"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일반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 "묻지마 투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규종목의 주가 폭등에 대해 해당기업까지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는 내용의 공시를 낼 정도여서 후유증이 우려된다.

◆대부분 감리 대상=지난 11일 매매가 시작된 국제통신과 성광벤드는 29일까지 9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두 종목 모두 감리대상으로 지정됐다.증권업협회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할 경우(일반적으로 6 거래일을 단위로 65% 이상 급등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될 때) 감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증권기관이 공식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위험신호''다.

국제통신의 29일 주가는 5만6천1백원(액면가 5천원)으로 공모가격(1만2백원)의 5.5배다.

공모주 청약당시 주간사 증권회사가 제시했던 국제통신의 기업본질가치는 1만4천2백51원이었다.

국제통신과 주간사회사가 공동으로 희망했던 최고 공모가격도 1만7천원 정도에 불과했다.

국제통신은 전기코드제품을 생산해 주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체다.

성광벤드는 생산설비(플랜트)의 관이음쇠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 제조업체의 29일 주가는 2천4백30원(액면가 5백원)으로 공모가격(7백40원)의 3.3배를 나타내고 있다.

성광벤드의 기업본질가치는 9백5원(대우증권 추정)이었다.

정작 국제통신과 성광벤드는 주가급등 배경을 묻는 코스닥증권시장(주)의 질의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만한 재료가 없다''고 응답했다.

증권업협회 감리팀 관계자는 "감리표시는 이틀후 자동으로 없어진다는 점에 주의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순환매=신규상장종목들의 무더기 폭등세에 대해 증권사 시황분석가들은 일종의 순환매로 풀이하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의 박진곤 과장은 "비교적 손이 덜타고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을 찾는 과정에서 신규종목에 순환매가 몰린 것같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벨로체 금화피에스시 대한바이오 쓰리소프트 볼빅 동부정보기술 등 신규상장사들이 연일 상한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업종이나 기업특성에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신규''라는 이유만으로 매기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벨로체는 전자피아노 생산업체이며 금화피에스시는 건설업종에 소속돼 있다.

◆작전 의혹=신규상장 종목들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증권가에서는 자연스럽게 시세조종(속칭 작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규상장 종목들은 유통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자금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가 용이하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가에는 신규상장종목들의 주가만 전문적으로 관리는 ''사설펀드''가 있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장된 코스닥기업들중 일부 회사 대표들도 일정한 대가를 요구하며 ''주가 관리''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전화를 받고 거절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의 박상욱 차장은 "특정세력 개입설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묻지마투자까지 가세해 후유증이 걱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개연성은 있지만 갑작스럽게 신규상장종목들이 폭등하는 바람에 시간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수 없었으며 정보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모·임상택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