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주영의 '골프에세이'] 코치는 많지만 '스승'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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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연습장에서 레슨을 받기 시작한 지 11개월 정도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 스윙 자세는 엉성하고 어색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오뉴월 하루 볕이 무섭더라고 골프에 입문한 것이 나보다 한두 달 정도 빨랐던 골퍼들도 내 연습 장면을 발견하면,여지없이 초보라는 것을 알아채는 듯하다.
문제는 알아챈 다음에 생긴다.
자신의 연습 따위는 전혀 아랑곳 않고 곁에 바싹 붙어서 ''이래라 저래라'' 스윙 자세를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요즈음의 세상 인심이 제 아무리 야박하고 인색하다 하더라도 골프 연습장의 가르쳐주기 인심은 그래서 정반대다.
자신이 알고 있는 골프지식을 남에게 가르쳐주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만 연습장에 모이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안면 있는 사람이거나,전혀 낯선 사람이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난처할 때도 없지 않지만,초보자 주제에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없어서 귀담아 듣는 척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내가 알고있는 골프지식은 입문시기와 관계없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어드레스부터 백스윙 사이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자세를 대강 간추려 보아도 열 항목이 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나름대로 모두 교육적 타당성이 있다.
그런데 이 사람 저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을 머릿속에 아로새기면 새길수록 실제의 스윙자세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리깨질하듯 엉망이 되고 만다.
그 짧은 시간에 이제까지 주워들었던 열 가지 이상의 스윙자세를 한 순간에 떠올려 압축시킨 다음,멋진 폼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엄습하기도 전에 공은 벌써 자기 갈 곳을 찾아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나의 레슨선생은,이미 몸이 굳을 대로 굳어 무엇 한 가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나를 11개월째 가르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세미프로 김영균씨 한 사람 뿐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둔다.
jykim@paradise.or.kr
그러나 아직까지 내 스윙 자세는 엉성하고 어색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오뉴월 하루 볕이 무섭더라고 골프에 입문한 것이 나보다 한두 달 정도 빨랐던 골퍼들도 내 연습 장면을 발견하면,여지없이 초보라는 것을 알아채는 듯하다.
문제는 알아챈 다음에 생긴다.
자신의 연습 따위는 전혀 아랑곳 않고 곁에 바싹 붙어서 ''이래라 저래라'' 스윙 자세를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요즈음의 세상 인심이 제 아무리 야박하고 인색하다 하더라도 골프 연습장의 가르쳐주기 인심은 그래서 정반대다.
자신이 알고 있는 골프지식을 남에게 가르쳐주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만 연습장에 모이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안면 있는 사람이거나,전혀 낯선 사람이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난처할 때도 없지 않지만,초보자 주제에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없어서 귀담아 듣는 척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내가 알고있는 골프지식은 입문시기와 관계없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어드레스부터 백스윙 사이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자세를 대강 간추려 보아도 열 항목이 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나름대로 모두 교육적 타당성이 있다.
그런데 이 사람 저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을 머릿속에 아로새기면 새길수록 실제의 스윙자세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리깨질하듯 엉망이 되고 만다.
그 짧은 시간에 이제까지 주워들었던 열 가지 이상의 스윙자세를 한 순간에 떠올려 압축시킨 다음,멋진 폼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엄습하기도 전에 공은 벌써 자기 갈 곳을 찾아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나의 레슨선생은,이미 몸이 굳을 대로 굳어 무엇 한 가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나를 11개월째 가르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세미프로 김영균씨 한 사람 뿐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둔다.
jykim@paradi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