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세균 꼼짝마라"

침대 세탁 전문업체인 "침대세탁119"를 운영하는 이정태 사장.

한때 잘나가던 외국계 보험회사의 영업국장이었던 그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지난 98년8월 실직의 아픔을 맛봐야했다.

실직 후 이것저것 궁리를 하던 끝에 미국에서 온 친구로부터 침대세탁이라는 새로운 사업아이디어를 얻고 99년 1월 창업한 것이 침대세탁119.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침대에는 각종 세균들이 득실거리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이미 침대 및 카페트 세탁이 일반화돼 있다"는 게 친구의 말이었다.

이 사장은 보험회사 간부에서 "미화원"으로 변신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아내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을 얻어 나홀로 창업을 했다.

초기 투자비용으로 1천만원을 들였다.

청소장비 약품 차량 등을 구입하는데 썼다.

사업 초기에는 침대세탁이라는 인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침대가 알레르기성 비염,어린이 천식,아토피성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는 각종 세균의 온상이라는 한 대학 교수의 연구 보고서가 언론에 발표되면서 침대세탁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덕분에 주문이 폭증하면서 이 사장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직원 2명을 거느린 어엿한 사장님.

월 평균 6백~7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 월급 등을 빼고 나면 손에 쥐는건 4백만원 정도.

이 사장은 침대에 국한했던 사업범위를 가정용 소파,카페트,자동차까지로 확대했다.

최근 들어서는 여성 운전자들이 늘면서 자동차 시트 및 천정 세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사업전망이 매우 밝다는 게 이 사장의 진단이다.

침대세탁 비용은 침대 크기에 따라 2만~5만원을 받는다.

가정용 소파(1인용+3인용 기준)는 6만원,자동차(소형 기준)는 5만원이다.

세탁에서 항균처리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이 사장은 자신의 창업 성공을 거울삼아 침대세탁119의 대리점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30여명이 침대세탁119 대리점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사장은 "실직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실직한 이웃 가장들에게 소자본 창업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점포 창업이 가능하며 세탁에 관한 특별한 노하우가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업의 큰 장점이다.

세탁 대행업이 21세기 유망사업으로 뜨고 있다는 점 역시 또 다른 매력이다.

침대세탁119의 대리점 창업비용은 1천1백만원.

세탁장비 6백50만원,세제류 등 초도물품비 1백만원,가맹비 3백만원 등이다.

세탁 교육은 하루정도만 받으면 된다.

여성이 혼자 창업하는 것은 어렵지만 부부가 함께 하면 괜찮은 사업이라는 게 이 사장의 귀띔이다.

(02)5084-119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