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만 같아라"

삼성전자 삼성SDI 등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은 19일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했다.

설 보너스 1백% 외에 성과급인 이익배분(PS:Profit Sharing)을 받는 날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대부분 출근도 빨랐고 상기된 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자 마자 컴퓨터를 켜고 인사관리란에 들어가 월급 명세표를 확인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전 7∼9시께 사내전산망 접속자가 폭주해 다른 업무를 하는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직급에 관계없이 이날의 최대 관심은 PS의 구체적인 액수였다.

시스템 LSI사업부에 근무하는 고참 과장인 K(39)씨는 2천만원 가량의 PS를 받았다.

삼성전자 계열사 직원들은 성과급을 많이 받지 못한 다른 계열사 직원이나 ''삼성만 너무 잘 나간다''는 주변의 눈길등을 의식한 나머지 즐거운 표정을 애써 감추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주요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은 대체적으로 당초 예상했던 PS를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과장급이 정규 설보너스 외에 성과급으로 평균 1천만원을 챙겼고 삼성SDI 본사 직원들도 기본급 기준으로 평균 4백50% 안팎의 성과급을 받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제일기획도 1인당 평균 4백50만원씩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코닝은 3백∼4백%(기본급 기준)의 PS를, 삼성전기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1백80% 내외의 성과급을 각각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이날 하루 종일 친지들로부터 ''한턱 내라''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삼성은 14% 이상의 경제적부가가치(EVA)를 창출했을 경우 초과 달성한 이익중 20%를 떼내 팀별 개인별 기여도를 따져 이익을 배분하고 있다.

그러나 초과 이익을 내지 못한 중공업 건설 화학 계열사 임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해 전자계열사 직원들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사업 특성상 앞으로도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하기 힘든 부서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시무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