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증시를 이끄는 "대장주"로 재부상하고 있다.

12일부터 18일 현재까지 5일 연속 상승바람을 일으킨 끝에 22만원대에 올라섰다.

지난 연말 15만8천원에서 22만원으로 39.24%나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이후 내내 기가 죽어 있었다.

반도체가격 급락에 따라 증시침체를 주도했다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시가총액이 가장 커 증시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듯 이젠 양상이 뒤바뀌었다.

다시 증시회복의 ''견인차''로 주목받고 있다.

강한 주가 반등과 함께 외국인도 연일 매수세다.

수급상황 개선에다 호재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삼성전자,시장 주도권 잡았나=지난 17일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을 보였지만 삼성전자는 꼿꼿했다.

그만큼 조정폭을 줄여준 셈이다.

18일엔 장중 한때 6%이상 상승세를 기록하며 장을 주도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상승폭이 커지고 작아짐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출렁거렸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와의 동조화 굴레에서도 벗어난 모습이었다.

16일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41달러에서 38달러로 하락했지만 삼성전자는 끄떡도 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초이후 외국인 전체 매수규모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 비중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일 44.7%였던 비중은 17일 1백50.6%로 높아졌다.

1백%를 넘었다는 것은 다른 주식을 팔아 삼성전자를 샀다는 의미다.

◆어떤 호재가 발생했나=최근 미국의 인텔사가 펜티엄Ⅳ 제품 시장확대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구사,삼성전자에 상당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인텔의 전략은 지난해 11월20일에 출시한 펜티엄Ⅳ 판매가 시원치 않자 펜티엄Ⅳ 구매자에게 일정액을 반환해준다는 것.따라서 펜티엄Ⅳ 판매량이 늘게되면 삼성전자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펜티엄Ⅳ에는 램버스D램만 장착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원은 "마이크론테크놀러지나 현대전자는 램버스D램 생산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전체 D램 생산량중 램버스비중이 20%,올해 12월에는 37%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델 컴퓨터,컴팩 컴퓨터등 미국의 주요 PC업체들이 PC에 램버스D램 사용을 늘리고 있어 가격이 일반 D램보다 3배나 비싼 18달러대에 판매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램버스D램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최근 2∼3달러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싱크D램 가격의 회복세가 늦어질수록 삼성전자는 수익상으로나 주가상으로나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수급상황은=하나경제연구소의 조용현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외국인 투자한도가 거의 차 있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매수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20만∼25만원대에서 대기하고 있는 매물이 많지 않아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7%에 근접,지난해 상반기 한창 잘 나가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것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외국계인 ABN암로 아시아증권 창구로는 일부 매물이 흘러나왔다.

◆향후 주가=최 연구원의 경우 20만원대에 안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시적인 조정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 일반D램 가격까지 반등하면 30만원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경제연구소의 함성식 연구원은 "램버스D램을 호재로 삼아 기술적 분석상 단기적으로 23만∼25만원대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