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모드에서는 운전석이 낮은 자세로 바뀌고 엔진음도 스포티하게 들린다. 주행모드에서는 모든 것이 편안하게 바뀌고 멀티스크린을 통해 각종 정보가 제공되며 엔진 소음이 한결 줄어든다. 기어는 오토매틱으로 전환되고 실내등은 한결 부드러워진다. 도심 주행시에는 멀티스크린에 교통정보, 극장과 레스토랑 안내 등이 나오며 기어는 오토매틱이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설정된다"

설정 모드에 따라 엔진음과 실내 분위기가 달라지는 자동차 디자인.

21세기 디자인산업은 이처럼 소비 촉진과 상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와 목적을 가진다.

한 국가의 경제적 부와 기술력은 물론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미래 디자인은 또 복합적이고 다원적이어서 단순히 한 분야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총체적 경쟁력의 원천으로 이해돼야 한다.

◆ 디자인의 새로운 환경 =디자인이 국제적으로 범용성과 경쟁력을 갖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디자인에는 정해진 답이나 영구 타당한 법칙이 없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이뤄 놓은 문화적 유산과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시대적 감각을 더하며 개선,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다.

역사와 출발이 늦은 우리로서는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가 불가피할지 모른다.

지금까지의 디자인 환경 변화는 기술 발전 속도에 대응할 만한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실패를 통한 경험축적은 오히려 고도의 디자인과 품질수준에 이르는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21세기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변화의 속도로 볼 때 우리는 그동안의 시간적 갭을 일시에 뛰어넘고 새로운 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정보화, 개방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디자인 환경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을 요구한다.

세분화, 전문화됐던 각 디자인 분야도 점차 ''통합적 디자인''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 범위 역시 형태나 스타일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에서 콘텐츠, 서비스, 사용상 프로세스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다양한 정보의 공유와 교류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와 가능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

동시에 디자인, 기술, 문화의 종속을 심화시킬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 디자인의 신경향 =인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발상과 기술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점차 복합적이고 다기능적이며 사용성이 확대된 다양한 제품 영역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의 모든 산업 제품들은 보다 안전해야 하며 신체의 일부와 같은 친숙함을 줘야 한다.

인간에게 유용하고 편안한 삶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시대에서 느꼈던 기계적이고 사이버적인 감각으론 부족하다.

그 내면의 하이테크와 인간 감성을 배려한 부드럽고 편안한 디자인이라야 한다.

앞으로의 디자인은 감각과 감성이 균형을 이룬 보다 진보된 모던함을 재창조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런 방향은 감성, 크로스오버, 퓨전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디자인 경향으로 다양성이 특징이다.

다원주의로 대변되는 이 경향은 비단 디자인뿐 아니라 사회 제반 현상으로 디자인이 주는 편익성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 감성 표현으로서 디자인 =그동안 감성적 디자인이란 주로 시각적 감각에 물리적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데 그 의미가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물리적 감각 영역을 넘어 보다 섬세하고 탁월한 빛의 효과, 움직임, 미각, 청각적 관점 즉 오감까지 그 적용과 표현을 확대해 다각적으로 사용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려고 한다.

디자인은 흥미롭고 유머스러운 형태나 자연의 형태들을 사용하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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