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가 서문에서 말하듯이 ''미래의 공동체''(피터 드러커 외 지음,이재규 옮김,21세기북스,1만5천원)는 우리 삶의 질과 기업 조직 그리고 사회의 미래에 관한 책이다.

미래에 관한 글들이 그럴 수밖에 없듯이 이 책의 일부는 구체적 증거나 사례보다 통찰력에 기초한 예상과 주장을 많이 담고 있다.

이 책에서 공동체란 공통의 관심사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개인의 집합체라고 정의된다.

미래의 글로벌 공동체는 상호 관련된 공동체의 역동적 집합체이며 다양한 차이가 포용되고 조화를 이루면서도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런 공동체가 될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 견해가 제시된다.

사실 이 책을 구성하는 24개 장의 공통적 특성은 미래에 관한 희망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반세계화론자들과 정반대로 세계화라는 큰 흐름도 인류사회의 진보라는 가치와 모순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이 표출돼 있다.

이런 주장들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 장씩 읽어나가는 동안 다음 글구들이 눈에 들어 왔다.

''지식 근로자들을 회사와 더 가까이 하고 팀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야 하는 바로 그 시점에 회사들은 정확히 그 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회사들은 지식 근로자 말고는 장기적 전략적 우위를 유지해줄 자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가상 공동체는 아이디어와 실질적 인간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공동체다''

''컴퓨터는 소외를 가중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소외를 창조하지는 않았다''

''세계화라는 강력한 힘은 인간 공동체에 활기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런 글구와 주장에 찬성해 더 자세한 설명이나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아니면 동의 못하는 독자,전통적 굴뚝 산업지역으로서 쇠퇴의 길을 걸어온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발생해 성공한 대표적 지역 공동체 운동 ''희망:포커스''의 사례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들은 이 책을 보는데 시간을 좀 들여볼만 할 것이다.

그러나 항상 미국사회를 전제로 쓰여진 책들이 그렇듯 이로부터 한국사회에 와 닿는 시사와 가치를 얼마나 많이 뽑아내느냐 하는 것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다.

이 책은 그런 대답을 인스턴트식품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