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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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그 나라 하늘빛"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