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먹고 사는 상품"이 대한해협을 건너오고 있다.

먼저 의류에서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중저가 바람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옷값이 비싸기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벤치마킹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지오다노""후아유" 등 가격파괴형 캐주얼 브랜드들이 선두 주자다.

이랜드가 내놓은 캐주얼브랜드 후아유는 지난해 하반기에 엄습한 불황속에서도 꿋꿋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 캐주얼 의류 가격의 최저선인 5천~1만원선의 제품만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매장까지 싸구려로 갖춰놓은 것은 아니다.

2백평 이상의 대형 매장에 인테리어도 깔끔하다.

이대점 코엑스점 종로점 동대문점 명동점 등 5개 점포중 일부는 주말 매출이 5천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지오다노도 불황을 모르는 히트상품이다.

후아유와 마찬가지로 가격은 싸지만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을 고급스럽게 꾸민다.

고소득층 고객이 많은 현대백화점에서도 지오다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의류 브랜드중 1,2위를 다툴 정도였다.

반면 몇년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 냉장고는 가격의 높낮이로는 설명하기 힘든 제품이다.

가격보다는 오히려 생활방식이 변하는데 따른 자연스런 수요를 재빨리 포착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틈새상품인 셈이다.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김치독을 묻는 일이 사라졌다.

아파트 안에서도 김치는 담글 수 있지만 장기간 보관하기는 쉽지 않은 법.주부들의 이같은 고민을 해결한게 바로 김치 냉장고였다.

이에 따라 김치 냉장고는 탄생된지 5년에 불과하지만 단기간에 국내 5대 가전품목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1백만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가전업계는 그러나 김치냉장고 보급률이 아직 5% 미만이어서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틈새 상품은 불황에도 끄떡없다는 사실을 새삼 입증한 것이다.

강창동 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