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각종 암과 만성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첨단 유전검사법이 개발됐다.

경희대병원 삼성제일병원 가톨릭의료원이 공동 설립한 생명공학 벤처기업 마이진(대표 한인권)은 암 유전자나 만성질환 유전자 내에 존재하는 수십∼수백개의 변이된 단일 염기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올리고 DNA칩''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최영길 경희대 교수,한인권 삼성제일병원 교수 등 7명의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이 DNA칩은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폐암 등 유전자 내에 존재하는 염기서열의 변이와 자궁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16,18,31 타입을 검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당뇨병 골다공증 치매 고혈압 동맥경화증 비만 등 만성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도 찾아낼 수 있다.

올리고 DNA칩은 현미경용 유리 슬라이드 위에 수백개의 고유한 코드가 부여된 20개 정도의 질병관련 유전자 염기서열(올리고)을 심은 칩이다.

검사대상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유전자서열을 유전자중합효소 연쇄반응(PCR)과 유전자연결효소 연쇄반응(LCR)으로 증폭시켜 칩에 반응시키면 질병이 있을 경우 칩속의 관련 유전자 코드에 양성반응이 일어나 색깔이 변하게 된다.

그동안 이런 유전자 이상을 알아내려면 수십번의 중합효소반응을 포함한 유전자검사를 실시해야 했다.

이에 따라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들어야 했다.

한인권 교수는 "단순히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보는 cDNA칩은 국내서 수차례 개발된 적이 있으나 질병 진단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올리고 DNA칩은 외국의 같은 종류 제품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수준이고 검사과정도 간편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올리고 DNA칩을 이용한 유방암 진단은 4백50만원 정도 드는데 1백50만원 선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다.

그는 "진단의 정확도는 70∼90%로 기존 진단수단에 비해 훨씬 높다"며 "조직검사나 방사선검사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피 한 방울이면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유전자 이상여부를 알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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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