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초청,연극 초청….

초청장을 동봉해 무료 통과의 의미가 있다.

골프에도 초청이 있다.

하지만 무료 초청장이 있는 그런 초청과는 좀 다르다.

내가 아는 한 고수골퍼의 이야기다.

아마추어지만 혹독한 훈련으로 프로골퍼의 경지에 달한 분이다.

주위에 소문이 나 그 분의 샷을 보기 위해 이곳 저곳의 초청이 끊이질 않는다.

그 분의 고민담이다.

"저는 초청골프가 별로 달갑지 않아요.

명쾌하지 않거든요.

지난 번에도 골프 초청이 있었지요.

회사 업무가 많아 시간내기가 힘들었지만 몇 달 전부터 부탁한 것이라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갔어요.

18홀을 돌고 공짜 골프를 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4명의 캐디피를 제가 냈지요.

그런데 나중에 그린피를 또 각자 부담하라는 거예요.

캐디피를 지불하고 나니 지갑속 현금은 모자랐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려니 난감하더라고요"

난생 처음 보는 사람과 골프하는 것도 어찌보면 고역이었을텐데 그런 일까지 겪게 되니 마음이 토라지신 모양이다.

초청한 사람은 한 번이지만 그 분의 입장에서는 한 달에도 수차례 그런 아리송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골프초청은 골프장 부킹하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골프장 부킹권을 따 내주는 것으로 초청의 의미를 갈음한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초청골프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가벼운 주머니로 갔다가 옆 사람에게 돈을 빌려 그린피를 지불해야 했던 쑥스러운 경험.

그 일이 있은 후에는 초청골프라는 말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캐디피는 내가 내야 할까? 만약 각자 부담이라면 지갑에 현금은 충분한가?''하는 생각으로 18홀 동안 편치 않다.

"무기만 가져 오세요.비용 걱정은 마시고요"라든가 "비용은 각자 부담이지만 꼭 함께 치고 싶습니다"라는 명쾌함이 필요할 것이다.

매정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초청된 사람이 머리 굴리지 않고 18홀을 맘껏 즐길 수 있게 하는 배려라고 생각한다.

고영분 < 방송작가 godoc100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