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중심부인 신타그마 광장 앞.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번호판 끝자리에선 짝수를 찾아볼 수 없다.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당국이 자동차 2부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04년 올림픽 개최지인 아테네로선 교통문제가 큰 골칫거리다.

전통적 시가지의 좁은 도로를 확장하는 일이 쉽지 않고 지하철을 건설하려고 땅을 파면 쏟아져 나오는 유물 때문에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하철 2호선 공사현장서 나온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박물관까지 새로 지었다.

통신 인프라도 큰 문제다.

시내에서 공중전화를 어렵게 찾아도 고장나있거나 통화 품질이 엉망인 경우가 많다.

그리스는 유럽 언론으로부터 찬란한 문화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유럽의 고아''라는 혹평을 받을 정도로 유럽국가 가운데 경제수준이 뒤떨어진 나라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역사적으론 ''유럽의 어머니''라며 경제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유럽 단일통화권(EMU)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 준비를 통해 부족한 사회 인프라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열악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서도 인터넷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초고속인터넷은 기대할 수 없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사용자가 늘고 있다.

또 휴대폰 사용이 활발해 4백만대 가량 보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그리스통신공사(OTE) 본사가 있는 아테네 북부 외곽의 키피시아 지역엔 2,3년 동안 정보통신 업체들이 몰려들면서 서울 테헤란밸리와 같은 벤처밸리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선박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그리스에 수출해왔다.

중소기업들의 수출품은 섬유 주방기구 보일러가 주류였다.

지난 97년 전체 수출이 5억달러였으나 올해는 1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어머니'' 그리스에선 지금 전기전자 컴퓨터 의료기기 등과 관련된 한국의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새 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아테네=장경영 벤처중기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