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가 사상최대폭으로 폭등했다는 메가톤급 호재가 전해졌는데도 코스닥시장은 6일 맥을 쓰지못했다.

개장초에는 급등세로 따라갔으나 오후장으로 힘없이 보합권으로 주저앉았다.

주가가 요동을 치는 와중에서 거래만 크게 늘었다.

이날 거래량은 4억주로 사상최대규모를 기록했다.

5일 연속해서 3억주를 넘어섰다.

외국인도 9일만에 주식을 대량으로 순매수했다.

하지만 마감지수는 전날보다 0.58포인트 오른 67.54로 기록됐다.

''나스닥 폭등''이라는 대형 호재에 비춰보면 기대이하다.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등 대형 통신주가 큰폭으로 올라 지수가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했지 이들 종목을 빼면 급락이다.

코스닥시장엔 나스닥 급등이라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일까.

▲시장은 방향을 잡지 못했다=이날 지수 움직임이 잘 말해준다.

개장초만해도 미국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지수는 단숨에 70포인트를 넘어섰다.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나스닥선물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락종목수가 증가하면서 지수는 보합권으로 밀려났다.

나스닥 동향에 울고 웃은 하루였다.

이날 지수가 전강후약의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나스닥동향이라는 외부변수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만큼 시장의 체력이 바닥나 있는 상태라는 게 확인됐다는 것. 대한투신 김영길 주식운용3팀장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외부환경의 변화는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효력을 내지 못한다"며 "데이트레이더들이 차익매물을 내놓으면서 일시에 지수가 밀려버릴 정도로 체력이 저하돼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거래량이 4억주를 돌파했다는 것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오름세로 돌아서면 매물공세가 나타난다는 것.증시관계자는 "강세장에서는 거래량 증가가 호재지만 지금처럼 혼돈스러울 때는 시장참여자들이 방향성을 잃는다"고 말했다.

▲나스닥 상승의 약발은 사라진 것인가=추가적인 급락의 우려가 사라진 정도라는 신중론과 상승모멘텀이 마련됐다는 긍정론이 맞선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추가 하락에 대한 걱정은 덜게됐지만 4·4분기 실적등 앞으로 검증해야할 사안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IT관련주식들의 동향이 확실하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상승기조가 형성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벤처업계의 M&A가 활성화되는등 내부적인 에너지축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나스닥의 반등은 기술주에 대한 우려감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그 자체로는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 팀장은 "미국의 금융시장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중장기적인 호재"라고 주장했다.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의미는 저점을 형성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코스닥지수 역시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황=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벤처지수는 전날보다 2.49포인트 하락한 135.30을 기록했다.

한경코스닥지수는 26.41로 0.10포인트 올랐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백3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9일만에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1백19억원어치를 샀으나 기관투자가들은 3백2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종목별로는 한통엠닷컴이 가격제한폭까지 뛰는등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통프리텔은 장막판에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포스데이타등 최근 등록한 신규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른 종목은 상한가 30개를 포함해 1백95개에 그쳤다.

반면 내린 종목은 3백68개에 달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