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이 굴뚝 청소를 했는데 하나는 얼굴에 그을음을 잔뜩 묻혀 내려왔고 하나는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둘 중 누가 세수를 할까?''

''얼굴이 깨끗한 아이가 세수를 한다.

그을음이 묻은 아이를 보고 내 얼굴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활속의 지혜와 위인들의 일화를 엮은 ''별처럼 빛나는 101가지 이야기''(이종주 지음,북클럽,7천원)에 실린 내용이다.

이 책에는 짧지만 여운이 긴 얘기 1백1편이 담겨 있다.

저자는 95년에 등단한 시인.

그는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람이나 유머와 재치로 삶을 풍요롭게 만든 위인들의 진면목을 예화 중심으로 잘 요약해 들려준다.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을 물리친 웰링턴 장군.

그를 울게 만든 일화 하나를 들춰보자.

승전 기념 만찬회 도중에 그의 다이아몬드 담배갑이 없어졌다.

잔치 분위기가 엉망으로 변하고 급기야 손님들의 주머니를 검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한 늙은 사관이 인격 모독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당연히 그 사람이 의심을 샀고 그는 불쾌해하면서 만찬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나중에 웰링턴이 자기 호주머니에서 다이아몬드 담배갑을 발견하고는 그 늙은 사관을 백방으로 수소문해 찾아가서 왜 그토록 주머니 검사를 반대했는지 물었다.

노인은 몹시 부끄러워했다.

그날 그의 호주머니에는 며칠째 굶고 있던 아내와 아이들에게 줄 음식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는 아무리 정치 일정이 바빠도 어김없이 여섯시 반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대처 영국 수상의 자기관리 기법도 들어있다.

여러 출판사들로부터 몇번이나 원고를 퇴짜 맞은 뒤 희망을 잃지 않고 길을 찾아 1백50만부의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웠던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얽힌 얘기 또한 흥미롭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