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당 체인점 사업체인(주)놀부종가의 김순진(48) 사장.
현재 전국에 2백36개 체인점을 두고 연 4백20억원의 매출을 거둔 중견 외식업체의 최고경영자다.
지난 87년 서울 신림동에서 자본금 5백만원으로 5평짜리 보쌈집을 차린지 13년만의 일이다.
그런 그가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김 사장이 해외시장에 처음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92년.
남편과 함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들렀다가 한국 음식점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
현지 식당에서 듀엣으로 부른 "아리랑"에 손님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고 그는 성공의 확신을 가졌다.
그해와 이듬해 콸라룸푸르에 해외 1.2호점을 잇따라 냈다.
이어 미국 LA 한인타운에도 체인점을 차렸다.
지금은 베트남 프랑스 진출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김 사장이 외식사업에 뛰어든 것은 생계 때문이었다.
남편의 사업실패가 원인이었다.
"놀부보쌈"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난생 처음 식당주인으로 나섰다.
밤늦게까지 장사하고 차가운 식당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는 등 억척스럽게 해냈다.
그 억척스러움이 오늘날 중견 외식업체를 일궈냈다.
김 사장은 50세가 다된 나이지만 아직 "대학생"이다.
학업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을 견디다 못해 마흔을 넘겨 전문대학 전통조리과를 졸업했다.
현재는 우송대 관광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여대생"이다.
한.중.일.양식 등 조리사 자격증도 4개나 갖고 있다.
미국 코넬대 등에서 요리와 경영학을 접목시킨 전문과정도 수료했다.
김 사장은 어렵게 쌓은 부를 혼자 웅켜 쥐겠다고 고집하지 않는다.
사회와 나눠 쓰겠다는 것이다.
놀부장학회를 설립,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장애인단체에도 정기적으로 기금을 내고 있다.
김 사장은 "내 전공이 음식인 만큼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음식의 성가를 드높이는데 남은 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